[남도일보 기상칼럼]5월의 하늘, 여름을 준비하는 시간

이미선 2026. 5.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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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기상청장)
이미선 기상청장

5월은 계절이 여름으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는 시기다. 봄의 끝자락과 여름의 문턱이 맞닿는 이 무렵, 하늘은 생각보다 많은 신호를 보낸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지만, 한낮에는 초여름을 떠올리게 할 만큼 기온이 오르기도 하고, 맑은 날이 이어지다가도 갑작스러운 비바람이 찾아오기도 한다. 계절의 변화가 또렷하게 드러나는 시기인 셈이다.

많은 이들에게 5월은 나들이와 여행, 야외활동의 계절로 기억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연휴와 각종 행사가 이어져 생활 반경도 넓어진다. 이렇게 바깥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일수록 날씨의 변화는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짧은 시간에 급격히 오르내리는 큰 일교차에 대비해 건강관리가 필요하며, 국지적인 집중호우나 돌풍 등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해 5월 상순은 대기 상층 찬 공기의 영향으로 광주·전남 평균기온이 1973년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충된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기온을 보였다. 반면, 5월 20일과 21일은 남동쪽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어 기온이 일시적으로 크게 올랐다. 이러한 기온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5월 후반에는 잦은 비로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았다. 특히, 15일 전남 장흥에서는 비구름이 국지적으로 강하게 발달해 일강수량 179.2㎜를 기록하며 5월 극값 1위를 경신하였고, 강진 등 남해안을 중심으로는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렸다.

이러한 흐름에서 보듯 5월은 단순한 봄날이 아니라 여름철 위험기상에 대비하는 준비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올해 4월에 발표된 3개월 전망에서 5월과 6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더위의 시작이 빨라질 수 있음이 시사되고 있다. 이는 대기가 불안정해지며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에도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본격적인 장마와 태풍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대비는 늘 그보다 먼저 시작돼야 한다. 특히 농번기를 맞는 지역에서는 기상 변화가 곧 생업과 직결되는 만큼 더욱 세심한 대응이 요구된다.

기상정보의 가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커진다. 날씨를 아는 일은 옷차림을 정하고 우산을 챙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농업과 어업, 교통과 산업, 재난 대응에 이르기까지 기상정보는 우리의 삶과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 정보가 된다. 특히 위험기상이 잦아진 지금의 시대에는, 예보가 단순히 날씨를 안내하는 정보에서 위험기상으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 보호장치로 작용한다.

이에 기상청은 위험기상을 더욱 정밀하게 감시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보로 연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는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 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 단계를 신설해 운영함으로써, 생명을 위협하는 극한 고온과 호우에 대비하고자 한다. 또,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영향예보 등 기상서비스의 전달 방법을 개선하고, 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신호를 더 빠르고 알기 쉽게 전달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하늘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계절의 변화를 읽는 일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과 닿아 있다. 평온한 날씨 뒤에 숨어 있는 작은 변화를 먼저 읽고 대비할 때, 우리의 일상은 더 안전해질 수 있다. 기상은 멀리 있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생활의 일부이자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요소라는 점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여름의 초입에 선 지금, 기상청은 오늘의 하늘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그 변화의 신호를 국민의 일상에 더 유용한 정보로 전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계절의 아름다움을 누리면서도 위험에는 한발 앞서 대비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5월의 하늘에서 읽어야 할 중요한 메시지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