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된 ‘통합돌봄’, 우리 엄마 올해 꼭 받아야 할 지원사업은? [지창대의 시니어 건강비책]
![[출처:한국노인체육평가협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6/mk/20260506164805365vxvg.png)
“이제 운동만 부지런히 하시면 됩니다.”
문제는 그 ‘운동만’이었다. 퇴원 후 김순자 어르신은 보행기를 잡고도 거실 끝에서 끝까지 가는 데 5분이 걸렸다. 따님이 동네 운동교실을 알아봤지만, 어머님은 고개를 저으셨다.
“거기까지 어떻게 가니. 버스 한 번을 못 타는데.”
진짜 문제는 다리가 아니었다. 어머님의 눈빛이었다.
“선생님, 저는 이제 다 산 사람이에요. 손주 보러 가는 것도 무서워요. 또 넘어질까봐.”
따님은 유튜브에서 노인 운동 영상을 검색해 어머님 앞에 틀어드렸다. 첫 사흘은 어머님도 따라 하셨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자 TV 앞에는 다시 드라마가 돌아왔다. 가족들의 잔소리가 늘어날수록 어머님은 더 침대에 머무셨다.
그러던 어느 날, 따님이 거주지 동주민센터에서 한 안내문을 보았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 댁으로 운동 전문가가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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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했을까? 답은 운동 그 자체에 있지 않았다. 매주 한 번, 어머님 댁의 초인종을 누르고 어머님의 ‘집’을 함께 읽어준 한 사람이 있었을 뿐이다.
운동이 가장 절실한 사람일수록 운동에서 가장 멀어지는 역설. 필자가 지난 5년간 수많은 어르신 댁을 방문하면서 가장 안타깝게 본 풍경이다.
침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미국 아칸소대학교 코트바인(Kortebein) 박사 연구팀이 《JAMA》(2007)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고령자가 단 10일간 침상안정만 해도 하지 근육량과 근력, 보행 능력이 함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흘은 짧아 보이지만, 고령자에게는 근육과 보행 능력이 눈에 띄게 약해질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방문운동’이다. 운동지도사가 어르신 댁을 직접 찾아가, 그 집에서 그 어르신만을 위한 1대1 맞춤 운동을 안내하는 일이다. 이는 의료행위가 아니다. 보건복지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에 따라, 질병의 진단·치료가 아닌 ’건강 상태의 유지와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질병의 진단과 치료는 의료진의 영역이다. 방문운동은 그 바깥에서 어르신의 일상 기능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회복하도록 돕는 일에 가깝다.
혼자 하는 운동이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낙상 위험이 있거나 기능 저하가 큰 어르신의 경우, ‘무엇을 하느냐’만큼 ’누가 옆에서 확인해주느냐’가 결과를 가른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대학교 피코렐리(Picorelli) 박사 연구팀이 《Journal of Physiotherapy》(2014)에 발표한 체계적 고찰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양질의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노인 운동 순응도의 가장 강력한 부정적 예측 인자 두 가지는 ‘낮은 자기효능감’과 ’운동 장소까지의 거리’였다. 운동을 못 하는 분들이 아니라, 운동을 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분들이 중도에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방문운동은 이 두 변수를 동시에 풀어준다. 거리는 0이 되고, 자기효능감은 옆에 앉은 전문가가 직접 끌어올린다.
더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스위스 바젤대학교 라크루아(Lacroix) 교수 연구팀이 《Sports Medicine》(2017)에 발표한 메타분석은, 동일한 운동을 ‘전문가 감독 하에’ 한 그룹과 ‘혼자’ 한 그룹의 결과를 정밀 비교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노인에서 균형 능력과 하지 근력 향상 효과는 감독 그룹이 비감독 그룹보다 유의하게 컸다. 동작은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영국 던디대학교 리앙(Liang) 박사 연구팀이 《BMC Geriatrics》(2024)에 발표한 또 다른 메타분석은 더 직설적이었다. 비감독 가정 운동만 한 노인들에서는 하지 기능 개선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영상은 있었고, 책자도 있었고, 시간도 충분했다. 그러나 사람이 없었다. 그것이 결정적 차이였다.
노인운동지도사 박 선생이 김순자 어머님 댁에서 매주 한 일은 운동 시범의 절반, 동기 부여와 진척 확인이 절반이었다. “어머님, 두 달 전에는 의자에서 일어나실 때 한참 걸리셨는데, 오늘은 훨씬 가벼워지셨어요. 손주 안으실 그 팔 힘이 바로 이거예요.” 이 한 마디를 위해 운동지도사는 매주 어르신의 변화를 측정하고 기록한다.
박 선생이 김순자 어머님 댁에 처음 들어선 날, 그가 한 일은 운동 시범이 아니었다. 가방에서 줄자와 체크리스트를 꺼내 어머님과 함께 집안을 한 바퀴 돌았다.
화장실 문턱은 2.3cm. 어머님은 매번 이 문턱을 보행기로 넘다가 휘청거리셨다. 침대 높이는 38cm. 어머님 무릎 각도로 일어나기에는 너무 낮았다. 부엌 싱크대 앞 매트는 끝이 살짝 말려 있었다. 거실 소파에서 화장실까지의 동선에는 손잡을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어머님, 운동 시작하기 전에 이 집부터 좀 바꿔야겠어요.”
박 선생은 첫 6주 동안 운동의 절반 시간을 ‘환경’에 썼다. 미끄럼방지 매트의 위치를 바꾸고, 동선마다 가구 모서리를 짚을 수 있게 재배치하고, 화장실에는 자치구 보조기기 사업으로 안전손잡이를 신청해 드렸다. 어머님이 매일 24시간을 보내는 그 공간 안에 들어와 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활동 일지에는 이런 기록도 있다. “어머님이 좌측 둔부에 통증을 호소하심. 다만 통증의 원인은 수술 부위가 아니라, 우측 발목의 가동성 제한으로 인한 좌측 보상으로 추정.” 어머님은 수술받은 오른쪽 다리를 무의식적으로 아끼다 보니, 왼쪽 골반에 모든 부담을 싣고 계셨던 것이다. 정작 아픈 곳은 멀쩡한 다리 쪽이었다. 이런 패턴은 어머님이 스스로 알 수 없다. 어르신의 일상 동작을 옆에서 관찰하고, 의자에서 일어서는 모습을 살피고, 침대에서 화장실까지의 보폭을 함께 본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다.
방문운동의 본질은 60분짜리 수업이 아니다. 그 60분을 통해 나머지 23시간의 생활이 조금 더 안전해지는 것이다.
![[출처:한국노인체육평가협회]](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6/mk/20260506164808108stde.png)
오해 1) “우리 어머니는 너무 약해서 운동하면 더 다치실 거예요.”
필자: 가장 흔한 오해이자, 가장 뼈아픈 오해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마리아 피아타로네 싱(Maria Fiatarone Singh) 교수 연구팀이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1994)에 발표한 고전적 연구에서, 평균 87세의 요양시설 거주 어르신들이 단 10주간 저항운동을 한 결과 근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87세에도 근육은 다시 자란다. 다만 ‘안전하게, 적합하게’ 시작해야 할 뿐이다. 그 ‘적합하게’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전문가의 일이다.
오해 2) “유튜브에 노인 운동 영상이 넘치는데, 굳이 사람이 와야 하나요?”
필자: 앞서 인용한 라크루아 교수의 메타분석이 답이다. 동일한 운동을 동일한 시간, 동일한 강도로 했을 때조차 ‘사람이 옆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균형과 근력 결과가 갈렸다. 영상은 동작을 가르쳐줄 뿐이다. 어머님의 골반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고 있는지, 호흡을 참고 있는지는 보지 못한다. 잘못된 자세로 100번 반복하는 운동은 운동이 아니라 부상의 예약이다. 김순자 어머님은 처음 두 달간 영상을 따라 스쿼트를 하시다가 멀쩡한 무릎까지 아프게 되셨다. 박 선생이 첫날 발견한 것은 어머님이 일어설 때마다 발끝이 안쪽으로 모이는 패턴이었다. 영상은 이걸 잡아내지 못한다.
오해 3) “공공 서비스라는데, 품질은 보장되는 건가요?”
필자: 공공 방문운동은 대상자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수행기관의 교육 체계, 활동 기록 관리, 응급상황 대응, 담당 공무원과의 소통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좋은 방문운동은 결국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기록하고, 어르신의 기능 변화를 가족과 담당자가 이해할 수 있게 남기는 데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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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에서 지자체에 따라 방문형 맞춤운동, 방문운동지도, 노인·장애인 체육활동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건강관리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거주지의 동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 통합돌봄 창구에 상담을 요청하면, 대상자 여부와 필요도를 확인한 뒤 지역 여건에 따라 관련 서비스와 연계될 수 있다. 비용은 지역과 대상자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부모님이 대상이 되는지는 주소지 동주민센터에 먼저 상담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본인이 직접 신청하기 어렵다면 자녀 등 가족이 상담을 도와드릴 수 있다. 공식적으로는 대상자 본인, 8촌 이내 친족, 후견인, 일정 요건의 기관 담당자 등이 신청할 수 있으며, 이웃이나 통장 등 주변인은 동주민센터에 도움을 요청해 어르신이 상담으로 연결되도록 도울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누군가가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고 이름을 불러주는 일. 신발을 벗고 들어와 안부를 묻고, 오늘의 컨디션을 함께 점검하는 일.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그 60분은 운동 시간을 넘어,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시간이 된다. 지난 칼럼에서 다룬 ‘사회적 근육’이 여기서 다시 자란다.
박 선생이 어머님 댁을 다녀간 다음 날이면, 어머님은 따님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박 선생이 그랬는데…”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30분씩 하셨다고 한다. 외출이 줄어든 어르신에게 사람 한 명이 집을 찾아온다는 것은, 운동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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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표로 있는 한국노인체육평가협회와 리브라이블리(노리케어)도 서울 여러 자치구의 통합돌봄 현장에서 방문운동을 수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운동 동작의 화려함이 아니라 안전, 기록, 지속성이다. 어르신이 어떤 동작을 어려워하시는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가족과 담당 공무원이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남기는 일. 공공 방문운동의 품질은 결국 이런 기본에서 결정된다.
영상은 동작을 보여줄 수 있다. 책자는 방법을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어머님이 침대에서 한 발을 내딛게 만든 것은, 매주 같은 시각 우리 집 거실에 와 앉아준 사람 한 명이었다. 운동의 진짜 힘은 동작에 있지 않다.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사실에 있다.
활기차게 사는 일(Live-Lively).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누군가가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는 그 한 순간에서 시작된다.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따뜻한 효도는, 어쩌면 비싼 영양제가 아니라 동주민센터로 향하는 한 걸음일지 모른다.
완벽한 회복이 아니어도 좋다. 어제보다 한 걸음만 더 걸으시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Lacroix A, Hortobágyi T, Beurskens R, Granacher U. Effects of Supervised vs. Unsupervised Training Programs on Balance and Muscle Strength in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ports Medicine. 2017;47(11):2341-2361.
2. Liang IJ, Perkin OJ, McGuigan PM, et al. The effectiveness of unsupervised home-based exercise for improving physical function in community-dwelling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C Geriatrics. 2024;24:800.
3. Picorelli AMA, Pereira LSM, Pereira DS, et al. Adherence to exercise programs for older people is influenced by program characteristics and personal factors: a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Physiotherapy. 2014;60(3):151-156.
4. Fiatarone MA, et al. Exercise training and nutritional supplementation for physical frailty in very elderly peopl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994;330(25):1769-1775.
5. Kortebein P, Ferrando A, Lombeida J, et al. Effect of 10 days of bed rest on skeletal muscle in healthy older adults. JAMA. 2007;297(16):1772-1774.
6. 보건복지부.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본사업 시행계획 및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2024-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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