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동참 압박하더니… 트럼프, 하루 만에 '호르무즈 해방' 중단
이란 자극 군사 작전 전면 자제
"1페이지 협상안 협의 중" 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억류 선박 해방’을 명분으로 내세운 군사 작전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을 착수 하루 만에 무기한으로 중단한다고 돌연 선언했다. 이란과의 협상 가속화를 이유로 들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당분간 작전에 동참하라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전격 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선박들의 호르무즈해협 통항 자유를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이 잠시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및 비핵화 합의가 마무리되고 서명될 수 있는지 지켜보기 위해서라고 중단 목적을 소개했다. 다만 이란 원유 수출 차단을 위한 미국의 봉쇄 조치는 그대로 유지되며 이란도 이런 조건의 프로젝트 중단에 동의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프로젝트 프리덤 시행 이틀째를 맞아 기껏 홍보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을 무색하게 하는 전격 발언이다. 이날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새 작전은 공격이 목적인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과 완전히 별개로, 일시적 방어 조치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전투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는 루비오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단 선언이 나오기 불과 몇 시간 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대한 분노 작전은 끝났다. 대통령이 의회에 통지했듯이 그 단계는 종료됐다”며 “우리는 지금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프로젝트가 전적으로 방어적이며 인도주의적인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성격 규정을 토대로 두 장관은 동맹국들이 새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이 더 나서 주기를 바란다. 일본, 호주, 유럽이 더 나서 주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도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선박이지만 미국이 ‘선의’로 프로젝트 프리덤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액시오스 "1페이지짜리 합의안 체결 근접"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속화를 작전 중단 배경으로 거론했다. 파키스탄 등의 요청, 대이란 작전 과정에서 거둔 군사적 성과와 더불어 “이란 대표단과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고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틀을 담은 한 페이지짜리 합의안 체결에 근접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프로젝트 프리덤 전격 중단 결정은 이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양해각서(MOU)에는 전쟁 종식과 세부 핵 협상의 기본 원칙을 담은 14개 항이 담겼으며, 백악관은 핵심 쟁점에 대한 이란 측의 답변이 48시간 이내에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이 MOU는 우선 이 지역에서의 전쟁 종식을 선언하고, 이후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 미국의 제재 해제를 위한 세부 협정을 논의하기 위한 30일간의 협상을 시작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 협상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나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수 있으며, 이 30일 동안 이란과 미국의 해협 '맞봉쇄'가 점진적으로 해제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란 측 고위 관리들과 직접 또는 중재자를 통해 협상 중이라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이란과의 협상 진전과 종전이 절박하다. 자칫 휴전이 무너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모로 곤경에 처한다. 현재 그는 의회 승인 없이 60일 넘게 대외 무력행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전쟁권한법’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불만이 표출되자, 1일 의회에 서한을 보내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적대 행위가 종결됐다”고 통지했다. 더욱이 전쟁을 이유로 한 차례 연기한 방중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당장 다음 주로 다가왔다.
미국이 주저하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행 허가를 고리로 협상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가려는 모습이다. 이란은 이날 ‘사전 통항 허가제’가 골자인 새 호르무즈해협 규제 체제를 도입했다며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이 자국 지정 항로에서 이탈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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