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귀 알아듣는 AI 개발… 여러 대 로봇 협업해 공정 운영

정상아 기자 2026. 5. 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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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창원대, '자율제조 에이전트 AI'
기술 이전 통해 지역 제조업 경쟁력 강화
다중 에이전트 AI 점검 중인 이주경 박사. 연합뉴스

한국전기연구원 인공지능연구센터 이주경 박사팀과 국립창원대학교가 협력해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여러 대의 로봇이 협업해 공정을 운영하는 '자율제조 다중 에이전트 AI'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며, 기존 공장 자동화 로봇이 미리 입력된 규칙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였던 것과 달리, 복잡한 프로그래밍 없이도 일상적인 언어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작업자가 "저기 있는 부품을 조립해줘"라고 말하면 AI가 명령의 의도를 파악하고 최적의 작업 동선을 스스로 계획한다.

핵심은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이다. 언어 담당 에이전트가 작업 의도를 분석하면, 시각(비전) 담당과 로봇 제어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역할을 분담한다. 비전 에이전트는 카메라를 통해 사물의 3차원 위치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제어 에이전트는 이를 바탕으로 오차 없는 시나리오를 생성해 실행한다. 이를 통해 로봇이 현실 세계의 좌표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발생하던 문제를 해결했다.

이 시스템은 복잡한 코딩 없이 명령어 한마디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과거 전문가가 일주일 내내 매달려야 했던 공정 재설정 작업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처음 접하는 물체나 환경에도 즉각 적응이 가능하며, 공정 변경에 따른 추가 소프트웨어 개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해외의 거대 모델이 구동이 무겁고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는 것과 달리, 이번 기술은 제조 현장에 맞게 경량화·모듈화돼 실제 공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이 기술은 구글, 엔비디아,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분야에서 거둔 성과로 의미가 있다.

이주경 박사는 "이번 기술은 기존 제조 라인을 큰 비용 없이 스마트하게 바꿀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기술 이전을 통해 인력 부족으로 고통받는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KERI와 창원대는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인재들을 지역 산업에 공급해 제조 현장의 세대교체와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