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호르무즈 해협이 위험하다

박상병 2026. 5. 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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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병 시사평론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이 벌써 두 달을 넘기고 있다. 그새 휴전이라곤 하지만 진전된 협상안도 없더니, 다시 전쟁의 불길이 치솟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선들의 탈출을 돕겠다며 미국이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하자, 이란이 즉시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 국방부가 지난 4일,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석유 시설이 불타고 부상자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쟁이 곧 끝날 것처럼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또 거짓이 되고 말았다. 지금은 출구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페르시아만 일대에 2000여 척의 선박이 고립돼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해상 고립이다. 이에 따라 2만여 명의 선원들도 벌써 한 달 넘게 해상에서 생활하고 있다. 식량과 식수 부족은 물론, 낚시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한국 선사가 운용하는 선박 'HMM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6명을 포함해 24명이 탑승해 있었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 선박이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한국 참여를 압박하던 트럼프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트럼프는 지난 5일 한국 선박이 단독으로 움직이다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며 한국도 작전에 동참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그러나 사과나 유감 표명은 한마디도 없었다. 심지어 한국 선박은 박살이 났지만, 미국이 보호하는 선박은 공격당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움직이지 말고 미국과 함께하면 안전하다는 뜻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즉시 대책 회의를 하고후속 방안에 착수했다. 당연히 진상조사가 먼저다.

정부 자료를 보면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의 선박은 유조선 9척을 포함해 모두 26척이다. 외국 국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한국인 선원 37명을 비롯해 한국인 선원도 160명이 고립돼 있다. 정부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배경이다. 트럼프의 압박에 휘둘리다가는 더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폭발이, 왜 일어났는지, 피해는 무엇인지부터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외교 채널을 통해 이란 당국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 자칫 섣불리 판단하거나 미적대기엔 호르무즈 해협이 매우 위험하다. 우리 선박은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박상병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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