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조블루스, 자유롭고 펑키한 무드 가득 … MZ '그래놀라 룩' 푹 빠졌네 [요즘 뜨는 브랜드]
다채로운 컬러와 과감한 패턴
영화 '그랑블루' 주인공처럼
자연스럽고 편한 실루엣 추구
한남동 쇼룸 고객절반 외국인
일본인들 러블리 분위기 호평
장기적으로 일본에 매장 고려
"고객들과 함께 나이 들면서
취향 자라나는 브랜드 되고파"

"옷장을 열어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엔조블루스 옷이 많이 차 있네, 계속 손이 가네, 이런 느낌을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김석모·서지원·최도빈 대표가 이끄는 국내 캐주얼 브랜드 엔조블루스는 최근 3년간 패션 플랫폼 29CM에서 연평균 거래액이 약 40%씩 성장했다. 지난해 봄·여름 시즌 출시한 '믹스 패치 롱슬리브 티셔츠'는 독특한 패치워크 그래픽과 넉넉한 실루엣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발매 이후 15차 리오더(재주문)를 진행했다. 지난해 겨울 처음 출시한 '레트로 스냅 플리츠 아노락'은 발매 직후 초도 물량이 품절됐고, 겨울 시즌에만 누적 5000장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였다.
그러나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 응한 김석모·서지원 대표는 "매 시즌마다 고객이 기대하고 찾아오는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며 강한 성장 의지를 내비쳤다. 엔조블루스의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30% 높은 80억원이다. 현재는 수년 내에 1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는 중이다.
최근 성장을 위해 방점을 두는 곳으로는 오프라인과 해외를 꼽았다. 엔조블루스의 서울 한남동 쇼룸을 찾는 고객의 절반은 외국인이다. 그 가운데 약 70%가 일본인일 정도로 일본 소비자들 반응이 뜨겁다.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서도 일본 구매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엔조블루스는 일본 아오야마에서 여러 브랜드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서지원 대표는 "해외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나라는 일본"이라며 "러블리하면서 컬러풀한 분위기를 일본 고객들이 선호하고, 동양인 체형에 잘 맞는 편이라 아시아권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두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일본 매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오프라인 접점도 넓혀가는 중이다. 김석모 대표는 "자체 2호점 출점을 고려했지만, 현재는 무신사 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상권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며 "용산, 잠실, 서울숲, 성수, 명동 등 무신사 스토어 지점 여러 곳에 입점해 있다"설명했다. 이들 매장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묻자 2021년 출시한 '애쉬 부츠컷 팬츠'를 꼽았다. 엔조블루스를 '팬츠 맛집'으로 만들어준 제품으로, 29CM에서도 누적 1만장이 판매됐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사실 엔조블루스의 옷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채로운 색감과 과감한 패턴, 실험적인 실루엣이다. 브랜드명 '엔조블루스'에도 이 같은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화 '그랑블루' 속 괴짜스럽고 고집 있는 이탈리아 다이버 캐릭터 '엔조'에서 가져온 이름에, 음악 장르인 '블루스'를 더한 브랜드명에 걸맞게 자유롭고 펑키한 무드를 추구한다. 이어 그는 "브랜드 이름 '엔조'에서 풍기는 펑키한 인상과 함께 최근 주목받았던 '그래놀라룩(자연친화적이고 그래놀라를 먹을 것 같은 건강한 이미지에 어울리는 패션 트렌드)과도 맞닿아 있다"며 "디자인을 할 때도 공원이나 야외에서 편하게 입고 걷는 모습을 많이 상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엔조블루스의 주요 고객층은 2030대 여성이다. 브랜드 초창기에는 남성복을 기반으로 '우리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겠다'며 시작했지만 막상 시장 반응은 달랐다고 두 대표는 회상했다. 서 대표는 "엔조블루스를 찾는 여성 고객들이 유니섹스 제품을 좋아한다"며 "박시한 유니섹스 아이템을 내면 오히려 여성 고객이 더 많이 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 캐주얼 브랜드이고 유니섹스를 지향하는 만큼 남성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한 시도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엔조블루스를 운영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혹시 힘든 점은 없었을까. 현재는 서울 한남동 쇼룸까지 합치면 약 2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사실 초기 엔조블루스엔 3명의 대표가 전부였다. 미국에서 패션 MD 파트 경험을 쌓은 김 대표와 뉴욕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인턴 경험을 쌓은 최 대표, 한국 패션 브랜드 MD 인턴을 거친 서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브랜드지만 시행착오는 매서웠다.
초기에는 시즌 기획과 제품 제작에만 집중했다. 김 대표는 "사실 처음엔 옷만 만들면 팔릴 줄 알았는데 고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줄지, 어떤 스토리로 전달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참고할 만한 사례도, 주변 조언도 마땅치 않았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모른 채 부딪히면서 배우는 시간이 길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하나의 제품이 판을 바꿨다. 무신사에서 판매된 오버사이즈 후드티가 랭킹 1위를 기록하며 하루 5~10장이던 판매량이 다음날 30배 급증한 것이다. 자체 배송하던 시절이라 세 대표는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포장에 매달렸다. 서 대표는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도파민이 돌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세 명의 대표가 함께 키운 엔조블루스가 향후 어떤 브랜드가 되길 바라는지 물었다. 두 대표는 "트렌드에 휩쓸리기보다 시간이 지나도 선택받는 브랜드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시즌이 바뀔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옷이 나왔을까 기대하며 찾아보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고객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며 취향이 함께 자라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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