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원 홍보영상을 15만원에"… AI로 홈쇼핑 패러다임 바꿨다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6. 5. 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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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알파쇼핑 'AI드림팀' 인터뷰
모델·음악·세트 비용 99% 절감
제작시간도 두달서 이틀로 줄여
절감한 비용 IP확장사업 재투자
다음은 'AI 쇼호스트' 개발 목표
KT알파 쇼핑의 인공지능 캐릭터 '알파카'. 작은 사진은 AI로 변환되기 전 움직임을 촬영하는 모습. KT알파 쇼핑

홈쇼핑 방송의 패러다임이 인공지능(AI)을 만나 통째로 바뀌고 있다. 단순히 자막을 넣거나 성우 목소리를 입히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모델과 음악, 세트, 심지어 가상의 해외 로케이션까지 AI가 생성해낸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KT알파 쇼핑의 'AI 드림팀'이 있다. 방송제작2팀 김동석 팀장을 필두로 엄기욱·함영기 제작PD, 박준혁 카메라감독, 이도현 음향감독으로 구성된 이들은 기획부터 송출까지 전 과정에 AI를 녹여내며 업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KT알파 쇼핑의 AI 도입은 단순한 기술 적용이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이식된 결과다. 김동석 팀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특정 태스크포스(TF)의 성과를 넘어 "제작본부 전체가 세트·자막·디자인·영상·오디오 등 전방위에서 AI를 실무에 적용해온 결과물"이라며 "전 부서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낸 시너지"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AI 영상의 퀄리티를 결정지은 것은 베테랑들의 감각이었다. 김 팀장은 "박준혁 감독님이 카메라 앵글을 직접 잡아본 경험이 없었다면 AI 영상에서도 아크(Arc)를 그리거나 플레인 캠을 쓰는 듯한 생동감 있는 구도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준혁 감독도 "초기에는 개별적인 기술 개발로 시작했지만 쇼케이스를 통해 아웃풋을 입증한 뒤 회사 차원에서 장비와 툴 지원이 비약적으로 늘었다"고 회상했다.

왼쪽부터 KT알파 쇼핑 방송기술팀 이도현 음향감독, 박준혁 카메라감독, 방송제작2팀 김동석 팀장, 함영기 제작PD, 엄기욱 제작PD. KT알파 쇼핑

AI 도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효율성이다. 팀의 첫 프로젝트였던 '환상의 특가쇼' 당시 30초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무려 두 달이 소요됐다. 엄기욱 PD는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콘티 하나하나를 다 짜느라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렸지만 지금은 단 이틀이면 원하는 퀄리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준혁 감독은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기획 의도와 연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비용 측면에서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과거 약 2500만원이 투입됐던 브랜드 홍보 영상은 AI를 활용하자 실제 제작비가 15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함영기 PD는 "해외 랜드마크 로케이션 촬영을 AI로 대체하면서 비용 절감률이 99%에 육박하는 사례도 있다"며 "절감된 비용은 다시 이모티콘 배포나 댄스 챌린지 같은 마케팅·IP 확장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KT알파 쇼핑의 마스코트가 된 '알파카' 캐릭터는 기획의 승리다. 엄기욱 PD는 "알파 쇼핑이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알파'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알파카에서 착안했다"고 밝혔다. 엄 PD가 직접 춤을 추고 그 위에 AI로 캐릭터를 입힌 뒤 박준혁 감독이 털의 질감과 움직임을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음악 역시 AI의 도움이 있었다. 이도현 음향감독은 "붐바스틱 챌린지의 리듬과 템포를 AI에 학습시켜 10~20곡의 시안을 뽑고 그중 최적의 음악을 골라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2022년부터 티커머스 업계 최초로 AI 성우를 전면 도입해 현재는 내부 성우 사용률이 '제로'에 가깝다"며 "단순 대체가 아니라 멘트 수정 시 쇼호스트에게 다시 요청할 필요 없이 즉시 수정하는 등 업무 파트너로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알파 쇼핑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회사 측 의지에 따라 '디지털 쇼호스트'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석 팀장은 "회사에서 AI 쇼호스트의 액션과 립싱크가 완벽하게 자연스러운 구조를 만들어보자는 미션을 주셨다"며 "단순한 모델 수준을 넘어 소통이 가능한 AI 쇼호스트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의 홈쇼핑은 고객 참여형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엄기욱 PD는 "고객이 자신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AI가 실시간으로 3D 피팅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구상 중"이라며 "이를 통해 홈쇼핑의 최대 난제인 반품률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기 PD 또한 "거리를 통제하고 런웨이를 만드는 제약 없이 기획자의 상상력이 즉각 영상이 되는 즐거운 제작 환경이 열렸다"고 덧붙였다.

박준혁 감독은 "AI 영상 기술은 이제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단계까지 연구개발(R&D)이 진행 중"이라며 "올해 안에는 1시간 분량의 녹화를 1분으로 요약하거나 가상 쇼호스트가 주간 인기 차트를 브리핑하는 등 1대1 맞춤형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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