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 시대…경제는 어렵다는데 주가는 왜 자꾸 오를까?
美 실질금리 급등…달러 강세·금 약세
홍춘욱 박사 “수출지표 여전히 호조세…
주식·채권·금 등 분산 투자로 위험 대비”


지금으로부터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 가을, 코로나19 시기의 코스피 최고치 3200포인트를 가볍게 넘을 때만 해도 우린 7000포인트를 상상할 수 없었다. 물론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 세계 투자은행들의 코스피 목표치는 7000 또는 그 이상으로 올라갔지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환호보다 우려와 관망 섞인 목소리가 더 컸다. 더군다나 국민의 체감 경기는 바닥을 찍은 지 오래다. 장보기 겁날 정도로 오른 물가는 외식까지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게 했다.
한쪽에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고, 한쪽에선 코스피 상승세를 쫓아가지 못해 아우성이다. 그 격차에 담긴 의미를 알아보려 취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코스피 6600포인트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라 일컫던 때였다. 하지만 5월 초 황금연휴가 끝난 첫날인 6일, 드디어 코스피 7000 시대가 열렸다. 국내 경기는 여전히 어렵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은 아직도 전쟁 중인데, 이같은 코스피의 고공행진은 금융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을 지내는 등 금융계에 30년 넘게 몸담은 홍춘욱 애널리스트(프리즘 투자자문 대표이사)를 통해 이같은 의문을 풀어봤다.
홍 애널리스트는 “가계 부채 문제는 이미 크게 완화됐다”며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세대출 규제를 시작으로 가파른 가계 부채 디레버리징(deleveraging·부채 축소)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수출 대기업이 크다. 위 표와 같이 2021년 이후 가파른 디레버리징으로 내수 경기가 얼어붙었음에도 주식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결국 반도체 등 주력 수출산업의 호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의 빠른 발전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홍 애널리스트는 “수출이 잘되면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강력한 매수세가 유발되며 주가가 상승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달러는 금과 비슷하게 안전자산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달러가 강세 국면일때 금값은 대체로 약세를 보인다. 홍 애널리스트는 “올해 3월 이란 전쟁 이후 강력한 달러 강세가 출현한 것이 금값 하락의 직접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달러화 표시 채권의 실질 금리도 금값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 상승률보다 미국 금리가 낮다면 굳이 달러화 표시 채권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이 경우 달러 등 지폐 자산으로부터 금이나 은 같은 실물 자산으로 자금 이동이 발생한다.
홍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2가지 요인이 모두 금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미국 실질금리가 급등한 것은 금에 대한 매도를 촉발한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미국 제조업 수요를 보면 한국 수출에 대한 지표가 여전히 호조세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수출 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홍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포모를 느낄 수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위험을 대비해 글로벌 주식 등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 기간이 짧을 수 있는 장년층 이상은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 채권과 안전자산 중 달러와 금 등 4가지 항목에 분산해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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