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앗아간 10대 소녀의 꿈…광주 묻지마 흉기 현장 추모 발길

"한창 꽃 피울 나이인데, 안타까워 어째."
귀가 중이던 여고생이 '묻지마 범죄'로 숨진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보행자도로에는 6일 피해자를 기리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과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어도 어린이날 발생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선 현장을 찾는 시민도 있었다.
고등학생 딸을 키운다는 어머니, 인근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직원, 인근 대학교 학생들까지 저마다의 애달픈 마음으로 고인을 기렸다.
범행 현장의 위치를 알려주는 이는 없었지만, 이미 누군가 두고 간 국화 다발을 발견하고선 그곳에 국화나 음료를 가지런히 올려두기도 했다.
올해로 스무 살이 된 자신의 자녀와 피해 여고생이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라며 말문을 연 황모(47) 씨는 "안타까운 소식에 연차를 내고 일터가 있는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울먹였다.
시들어버릴까 봐 국화 대신 여고생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를 사 왔다는 그는 애통한 표정으로 이를 조심스레 내려놓고선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인근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직원도 현장을 찾아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한창 꽃피울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하늘에서는 못다 이룬 응급구조사라는 꿈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사고 현장인 줄 모르고 우연히 온 시민들도 가지런히 놓인 국화를 애처롭게 바라보고선 짧은 묵념으로 추모를 대신했다.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피해 여고생의 빈소도 애통함으로 가득 찼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유족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빈소를 찾아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오열했다.
조문객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헌화를 마친 뒤 고인의 영정사진을 보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비통함도 감추지 못했다.
묻지마 범죄는 어린이날인 전날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보행자도로에서 발생했다.
공부를 마친 뒤 귀가 중이던 피해 여고생은 자살을 고민하던 장모(24)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고,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남고생도 다쳐 병원으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 범행 동기·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피해자의 발인은 오는 7일 오전 엄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