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BYD 한국서 고속질주… 李 정부가 고민해야 할 'EPL 묘수'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
한미 FTA 개정, 미국산도 위협
이대로라면 한국시장 내줄 판
LFP 배터리 EPL 적용 고려해야
국내 전기차 시장이 수입 전기차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산 테슬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BYD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고, 그런 BYD을 발판 삼아 지리吉利차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개정된 한미 FTA를 등에 업은 미국산 테슬라까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국산 전기차 보호를 위한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
![중국산과 미국산 전기차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6/thescoop1/20260506155733491hfvs.jpg)
물론 '중국산 테슬라'의 영향이다. 문제는 중국산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면서 중국산 전기차를 대하는 소비자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BYD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꽤 선전하고 있는 상황을 봐도 그렇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BYD 판매량은 6107대로 수입차 브랜드 중 10위를 차지했다. 10개월 만에 폭스바겐과 혼다, 포드 등을 모두 한번에 제쳤다는 걸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가성비를 앞세운 공략이 먹혔다는 뜻이다. 최근 중국 지리吉利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국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것도 BYD를 통해 가능성을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다른 위협은 미국산 테슬라다.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할당량(쿼터)이 기존 '5만대 이하'에서 '5만대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미국산 테슬라의 공세도 거세질 전망이다. 국산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대로 두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중국산과 미국산에 잠식되는 건 시간문제다.[※참고: 미국산 자동차 쿼터는 미국 안전기준을 통과한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 안전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일정량만큼 수입을 허용해주는 건데, 지난해 한미FTA 개정으로 수입할당량 조건이 변경됐다.]
답답한 건 우리에게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처럼 가성비로 승부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다. 국내 제조사의 경우 인건비가 너무 높아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불가능해서다. 국내에 판매 중인 국산 경차 대부분이 생산 단가가 맞지 않아 위탁생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에서 생산해 역수입하는 것 역시 노사 합의사항이어서 쉽지 않다. 그렇다고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유럽처럼 관세를 매기거나 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크게 지원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여러모로 제한이 많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L)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사용 후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 비용을 생산자에게 부담 지우는 것'이다. 종전에는 생산자들이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시점까지만 책임을 지고, 사용 후 발생한 폐기물의 처리 비용은 소비자가 책임졌다. 이 제도에선 생산자의 책임을 더 확대한 셈이다.
![[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6/thescoop1/20260506155735085levm.jpg)
그동안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전고체 배터리로의 전환에 성공한다면 충분히 이득이 될 수 있다. 반면 중국산 전기차는 대부분 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산 테슬라 역시 마찬가지다.
게다가 EPL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와 달리 폐기 시 재활용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폐기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를 정책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논리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문제 될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LFP 배터리에 EPL을 적용하면 국내 전기차 산업과 배터리 산업 보호와 동시에 환경 비용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국민 세금을 사용할 일도 줄어든다. 이재명 정부가 고민해봐야 할 정책이 아닐까.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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