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작에 상품도 최상급”인데···축제도 못 여는 ‘눈물의 미더덕 어가’[현장]

김정훈 기자 2026. 5. 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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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특산물’ 매년 축제 열어온 창원 진동항
어획량 급감 추세에 올해 포함 3년째 취소
예측 완전 빗나가···홍보 루트 없어 판매 부진
잦아진 기후변화 변수에 대응책 마련 시급
지난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한 어가 작업장에서 어민들이 채취한 미더덕을 손질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항. 지난달 28일 오전 한 어가 작업장에서 만난 어민들은 새벽에 채취한 200㎏에 달하는 미더덕 껍질을 벗겨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30년간 미더덕을 채취해온 최모씨(66)는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3배 이상 늘었고 상품도 최상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실제 판매량은 평년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었다.

전국 미더덕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진동항 일대에 3년 만에 풍년을 맞았지만,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생산량 예측 실패로 지역 대표 축제는 취소된 데다, 극심한 소비 위축과 치솟는 생산원가로 최근 어촌 경제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창원진동에서 나는 미더덕은 3∼6월이 제철로, 2020년 대한민국 대표 수산물 브랜드로 선정될 만큼 유명한 특산물이다. 창원진동미더덕 축제는 지역 특산물인 미더덕을 주제로 열리는 지역축제로, 2005년 시작해 코로나19로 2020~2022년 휴지기를 거쳤다가 2023년 재개됐다. 그러나 패류독소와 이상 수온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취소됐다.

지난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어촌계미더덕판매장이 한산하다. 김정훈 기자

6일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을 보면, 경남 미더덕 생산량은 들쑥날쑥했다. 2021년만 해도 2690t에 달했던 미더덕 어획량은 2022년 569t으로 급감하더니 2023년 861t, 2024년 744t, 지난해 136t으로 크게 줄었다. 창원진동미더덕축제위원회는 이 같은 급감 추세에 올해 축제도 일찌감치 취소했다.

문제는 이 예측이 빗나갔다는 점이다. 지난 2월 11t에 불과했던 창원 미더덕 수확량은 3월 119t으로 급증해 평년 수준을 웃돌았다. 창원서부수협 관계자는 “축제 취소를 결정했던 지난 3월 초만 해도 고수온 여파로 생산량 예측이 불투명했다”고 말했다.

축제라는 강력한 미더덕 소비 촉진 유인까지 사라지면서 지역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인근 식당 주인 안모씨(60대)는 “축제 같은 이벤트도 없으니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방문객 임모씨(60대) 역시 “미더덕을 저렴하게 사려고 왔는데, 축제가 열리지 않아서 그런지 지역에 활기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높아진 생산비용 부담도 어민들은 고민이다. 서모씨(60대)는 “최근 어업용 면세유 가격이 1드럼(200ℓ)당 18만원에서 27만원대로 올랐다”며 “청년 후계자들도 없는데 인건비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민 고모씨(60대)는 “3월 초 미더덕 판매가가 2만5000원(㎏당) 하다가 지금은 1만8000원으로 내렸다”며 “생산량은 늘고 찾는 사람은 줄어드니 가격이 자꾸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민들은 소비 위축과 생산비 증가 등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기후변화라는 예측하기 힘든 변수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다.

기후 위기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상시적 위협이 됐다고 전문가들도 경고한다. 경상국립대 해양생명과학과 홍현기 교수는 “급변하는 바다환경으로 수산물 양식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품종개량이나 대체 수산물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한 어가 작업장에서 어민들이 채취한 미더덕을 손질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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