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탈출한 금호건설···‘공공+인프라’로 반등

길해성 기자 2026. 5. 6. 15:4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간 분양 줄이고 공공주택 확대···안정 수익 구조 전환
주택 42%·토목 40%···균형 포트폴리오로 변동성 완화
에너지사업 TF 신설···인프라·신사업으로 성장 축 다변화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금호건설이 대규모 손실을 털어내고 실적 반등세에 진입했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민간 주택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공공주택 수주와 토목 인프라 중심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민간 분양 의존도를 낮추고 공공 중심 구조로 전환한 점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 2024년 대규모 손실 털고 'V자 반등'···영업이익 컨센서스 178%↑

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 집계 기준 금호건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16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57억원 대비 178.9% 증가한 수치다. 매출 역시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성장이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 같은 반등은 2024년 기록했던 대규모 영업손실 이후 1년 만에 이뤄낸 결과다. 금호건설은 당시 미분양 우려 현장의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원가율을 재산정하는 등 회계상 부담을 한꺼번에 털어냈다. 영업손실 181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잠재적 부실 요소를 한 번에 정리하는 '빅배스(Big Bath)' 과정으로 풀이한다.
/ 그래픽=시사저널e

실제 손실 반영 이후인 2025년에는 매출 2조185억원, 영업이익 4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전략···올해 공급 물량 55% 집중

실적 회복의 핵심 동력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 확대다. 해당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공사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가 시공과 분양을 맡는 구조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토지 매입비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이 없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특성상 미분양 리스크가 현저히 낮다.

금호건설의 주택 공급 계획을 살펴보면 이러한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올해 예정된 9개 단지 4152가구 중 5개 단지가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물량이다. 전체 공급량의 약 55%가 공공 기반 사업인 셈이다.

평택 고덕, 남양주 왕숙2, 부천 대장, 성남 신촌, 인천 검단 등 3기 신도시 및 공공택지 중심 공급이 이어지며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는 대신 수익성이 검증된 공공 물량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주택 42%·토목 40%···균형 포트폴리오로 변동성 완화

금호건설의 또 다른 강점은 특정 사업 부문에 편중되지 않은 균형 잡힌 매출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주택 42%, 토목 40%, 건축 17%, 해외 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주택 사업에 매출의 70~80%를 의존하는 타 중견 건설사들과 달리 특정 부문 의존도가 낮다.

특히 토목 인프라 부문은 재무 안정성을 지탱하는 핵심 축이다. 금호건설은 공항, 도로, 철도 등 공공 발주 사업에서 꾸준히 수주를 이어왔다. 공공 인프라 사업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조정이 상대적으로 원활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그래픽=시사저널e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건설은 주택 시장 변동성을 토목 인프라 부문에서 상쇄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공공 수주 물량이 본격 반영되면서 외형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신성장 동력 '에너지사업 TF'···신사업 매출 비중 확대 추진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말 에너지사업 TF를 신설했다. 국가 전력망 확충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재 모니터링 중인 주요 타깃은 LNG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과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수요지를 연결하는 초고압 송전망(에너지고속도로) 구축 사업이다. 이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국가 국책사업으로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으며 한 번 수주 시 운영 및 유지보수(O&M)까지 연결될 수 있어 장기적인 수익원이 된다.
금호건설 본사 전경. / 사진=금호건설

금호건설은 주거 브랜드 '아테라(ATERA)'를 앞세워 공공택지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공공주택은 브랜드 영향력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상품성과 설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 역할이 확대되는 추세다.

공공택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높고 실수요 중심 수요가 형성된다. 이에 따라 분양 성과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타나며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는다. 금호건설은 주요 공공주택 사업에 아테라 브랜드를 적용하며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고 선별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금호건설의 전략이 최근 건설 시장 환경을 반영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금리 부담과 PF 리스크 확대로 민간 분양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공주택 중심으로 사업 축을 옮긴 것은 수익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민간 정비사업 대신 공공택지와 민간참여형 사업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수주와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사들은 외형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며 "공공주택과 공공 인프라 중심 포트폴리오는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흔들림을 줄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에너지·플랜트 등 신사업을 병행하면 단순 시공을 넘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