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팡 늘어도 지갑 안 열어"… 1.7조 태운 쿠팡의 ‘반쪽’ 회복

김수연 2026. 5. 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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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쿠팡 제공]


'돌팡'(돌아온 쿠팡 고객)은 있었지만, 굳게 단힌 지갑은 열리지 않았다.

김범석(사진) 쿠팡 Inc. 의장은 6일(한국시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의 매출과 회원수가 모두 개선되고 있다고 했지만, 3300만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선 것을 보면 '반쪽' 회복에 그친다는 평가를 넘어서기 힘들어 보인다.

'돌아온 80%'의 덜 열린 지갑과 '돌아오지 않은 20%'의 잃어버린 매출이 쿠팡 회복의 '빈자리'가 됐다.

쿠팡은 이날 올해 1분기 매출 12조4000억원(85억400만달러)을 기록하고, 3545억원(2억4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전체 매출은 8% 늘었으나, 핵심 매출원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이 작년 4분기보다 12%나 줄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 에비타(3억5800만달러)도 같은 기간 35%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익은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4년 3개월 만에 최대 적자를 낸 것이다. 당기순손실의 경우, 전년 1억1400만달러(1656억원)에서 적자 전환한 2억6600만달러(3897억원)로 집계됐다.

쿠팡 총수 지정 이후 첫 공식 자리에 나온 김 의장은 "와우 회원(쿠팡 유료멤버십 가입자)들의 재가입 등 고객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사고 여파가 계속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근본적인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줄어든 유료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면서도 "지난 몇개월간 성장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고, 이것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돌아오지 않은 20%가 쿠팡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인데,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쿠팡은 2023년 12월말 회원수를 1400만명이라고 공개한 이후, 회원수 자체를 밝히지 않고 있다. 2023년말 회원수 기준으로 계산하면, 앞으로 280만명이 더 돌아와야 완전한 회복이 가능한 셈이다.

문제는 '돌팡 80%'다. 이들은 예전만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수를 기반으로 활성고객의 분기별 객단가를 추정한 결과, 증가세를 보이던 객단가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 294달러에서 지속 증가해 3분기에 323달러까지 늘었다가 4분기에 312달러로 11달러(3.4%) 줄었고, 올해 1분기로 넘어오면서 12달러(3.8%) 더 줄어 300달러가 됐다.

활성고객수도 감소세다. 지난해 1분기 2340만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3분기 2470만명을 기록했다가 정보유출 사고가 발표된 작년 4분기에 2460만명으로 1분기만에 10만명 빠졌다. 올해 1분기는 여기서 70만명이 줄어든 2390만명이 됐다.

탈팡을 막는데 1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쿠폰 지급에 돈을 썼지만, '돌팡'에도 불구하고 돈은 덜 쓰는 구조로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쿠팡은 지난 1월 15일부터 3370만명 전 고객을 대상으로 약 1조6850억원(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는 고객 보상 프로그램을 3개월간 시행했다. 이용금액은 매출에서 차감된다.

김 의장도 이 구매이용권을 쿠팡의 1분기 수익성을 저해한 제1 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그는 "개인정보 사고에 대응해 발행한 고객 구매이용권은 일회성으로 대부분 영향은 1분기에 국한되겠지만, 2분기 초반까지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적자로 돌아선 쿠팡이 2분기에 받을 압박감이 더 커질 전망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발표 등 정부 규제 압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투자 탈팡'까지 막아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쿠팡은 향후 인공지능(AI)에서 수익성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 등 모든 서비스에 걸친 자동화와 AI 도입으로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 경험 향상과 마진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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