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청년 정치인의 불편한 '휴일 조사 특혜' 요구

정경재 2026. 5. 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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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의 밥값을 대신 낸 혐의를 받는 김슬지(40) 도의원이 노동절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사건을 담당하는 전북경찰청이 아닌 김 도의원의 주소지인 부안경찰서에서 10시간 넘게 이뤄졌다.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김 도의원과 이 후보에 대한 소환 조사를 끝으로 경찰 수사는 이달 중 마무리되는 게 바람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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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지 전북도의원의 휴일·출장 조사, 일반인과 형평성 논란
김슬지 전북도의원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의 밥값을 대신 낸 혐의를 받는 김슬지(40) 도의원이 노동절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사건을 담당하는 전북경찰청이 아닌 김 도의원의 주소지인 부안경찰서에서 10시간 넘게 이뤄졌다.

그간 '휴일 조사는 특혜'라던 경찰의 공언은 김 도의원만 예외가 돼버린 휴일·출장 조사로 헛구호가 됐다.

사건 초기 일사천리로 진행된 압수수색과 참고인 소환으로 드높았던 수사의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에 놓였다.

사실 경찰의 이런 수사 서비스가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공소시효가 6개월에 불과한 공직선거법 사건을 수사하는 입장에선 짜인 일정대로 사건 관계인을 불러 진술을 신속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사건의 식사 자리에 등장하는 인물이 이 후보와 김 도의원을 포함해 20명에 달하는 만큼, 불러도 오지 않는 김 도의원을 기약 없이 기다리느니 차라리 찾아가서 만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터다.

법조계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은 당초 김 도의원을 지난달 말에 불러 조사하려 했다고 한다.

김 도의원에 대한 고발장 접수가 지난달 8일, 도의회 압수수색이 15일이니 법리 검토와 증거물 분석 시기를 얼추 계산하면 소환 시기도 대략 가늠이 됐다.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김 도의원과 이 후보에 대한 소환 조사를 끝으로 경찰 수사는 이달 중 마무리되는 게 바람직했다.

그런데 선출직 공직자 신분인 김 도의원은 경찰의 소환 요구에 출석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대신 부안에 사는 그가 한 시간 거리인 전주의 전북경찰청에 올 수 없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거론하며 휴일에, 그것도 출장 조사를 받겠다고 경찰에 먼저 요청했다고 한다.

여러 번 곱씹어도 그야말로 '불편한 특혜 요구'로 느껴진다.

김 도의원은 민주당이 배출한 전북지역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정치경력이 일천한데도 2022년 지역 최초로 도입된 배심원 투표제로 선출돼 광역 비례대표 의원 자리에 올랐다.

초선인데도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과 도당 수석대변인을 꿰찰 정도로 정계 입문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런데 이번 '밥값 대납'이 불거지자 도의회의 업무추진비를 무단 사용한 데 대해 도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번 없이 외부 노출 행보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도당 수석대변인으로서 12·3 계엄 이후 날 선 비판을 쏟아냈던 청년 정치인이 이번 사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듣기 위한 언론의 취재 요청조차 제대로 대꾸하지 않고 있다.

비례대표인 김 도의원은 민주당에서 제명까진 받지 않아 현재도 광역의원 신분이다.

전북경찰청에서 조사받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했다면 바로 옆에 있는 전북도의회도 오기 힘들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전북도의회 의정 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에 따라 그는 의정 활동비와 월정수당 등 연간 7천만원(세전 기준)을 임기가 끝나는 6월까지 적용받는다.

물론 출석 시간이나 장소 등 수사를 받는 방식, 즉 수사 편의는 기본적으로 수사기관과 김 도의원의 협의 사항이긴 하다.

그의 휴일 출장 조사 요구가 불법이나 의무 위반은 아니지만 평일에 시간을 내서 직접 수사기관을 찾는 일반 시민과 형평성이나 눈높이와는 사뭇 달라서 더 엄격한 책임을 요구받는 공직자의 처신으로는 부적절하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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