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美 상장 전 2배 ETF 먼저 등장

송요섭 기자 2026. 5. 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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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TF 운용사, 비바리퍼블리카 ADR 전제로 SEC에 상품 신청
티커도 없는 기업을 기초자산으로…업계 "상장 논의 상당 부분 진행"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미국 증시 상장 전부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기초자산으로 등장했다. 토스가 공개적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ETF 운용업계가 비바리퍼블리카의 향후 주식예탁증서(ADR)를 전제로 한 2배 레버리지 ETF 등록서류를 먼저 올렸다. 시장에서는 토스의 미국 ADR 상장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ETF 신탁사 ETF 오퍼튜니티스 트러스트(ETF Opportunities Trust)는 지난달 7일 SEC에 'T-REX 2X Long Viva Republica Daily Target ETF' 등록서류를 제출했다. 공시 형태는 Form 485APOS로, 기존 투자회사 등록서류에 신규 ETF 시리즈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ETF 오퍼튜니티스 트러스트는 델라웨어주 법정신탁으로 설립된 개방형 운용투자회사로 여러 ETF를 시리즈 형태로 등록·운영하는 법정신탁이다. 투자자문은 터틀 캐피털 매니지먼트(Tuttle Capital Management)가 맡는다.

터틀 캐피털은 렉스(REX) 셰어즈와 함께 T-REX 브랜드를 통해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이더리움 등 고변동성 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또는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내놓아 온 운용 자문사다. T-REX는 단일 종목과 가상자산 관련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기 트레이딩형 ETF 라인업을 운영한다.

해당 ETF는 비바리퍼블리카 ADR의 하루 주가 성과를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등록서류에는 펀드의 투자 목적이 "비바리퍼블리카 ADR의 일일 성과 200%"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적시됐다. 비바리퍼블리카 주식이나 ADR을 직접 보유하는 구조는 아니다. 금융기관과의 스와프 계약을 통해 비바리퍼블리카 가격 변동에 대한 200% 노출을 만드는 방식이다.

등록서류에는 비바리퍼블리카의 ADR이 미국 특정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전제로 한 문구가 담겼지만 실제 거래소명과 티커는 비어 있다. SEC 파일 번호도 공란이다. 상장 전 기업의 거래소와 종목코드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향후 ADR 거래를 전제로 한 레버리지 ETF가 먼저 SEC 문서에 올라온 것이다. 토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추진 내용에 대해선 확인하기 어렵다"며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를 토스 미국 상장의 강한 선행 신호로 보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거래 가능성, 유동성, 가격 산정 체계, 상장 시점 등이 뒷받침돼야 설계가 가능하다. 특히 단일 종목 2배 ETF는 상장 직후 거래량과 변동성에 민감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와 티커가 공란이라는 점은 최종 조건이 남아 있다는 의미지만 상품 구조 자체는 토스 ADR이 미국 시장에서 거래될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법인을 유지한 채 미국 시장에서 ADR을 거래시키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공개 상장신고서가 제출된 단계는 아니지만 비공개 제출이나 SEC와의 사전 협의를 거쳐 조만간 상장 절차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ADR 구조와 상장 이후 거래 수요를 염두에 둔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볼 여지가 크다"며 "토스의 미국 상장 일정이 상당히 앞당겨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했다.

ADR은 국내 기업의 원주를 기초로 미국 시장에서 예탁증서를 거래시키는 방식이다. 국내 법인과 사업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투자자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 토스가 ADR을 택하면 미국 법인을 상장 주체로 세운 쿠팡 방식과 달리, 국내 법인을 유지한 상태에서 미국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이 된다.

토스가 미국 시장을 택하려는 배경에는 밸류에이션 문제와 투자자 구성이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금융회사와 플랫폼 기업에 대한 할인 요인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기술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서 성장성과 확장성을 평가받을 여지가 크다. 설립 초기부터 해외 벤처캐피털과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높았다는 점도 미국 상장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증시보다 미국 증시가 투자금 회수, 후속 자금 조달,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바리퍼블리카 ADR 상장을 전제로 한 상품 구조가 SEC 문서에 등장했다면 관련 논의나 작업이 물밑에서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며 "상장 관련 논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 다음 단계인 ETF 상품 설계가 먼저 진행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과 ETF 승인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ADR 거래가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레버리지 상품을 바로 붙이려는 흐름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미국 ADR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바리퍼블리카를 기초자산으로 한 2배 레버리지 ETF 등록서류가 제출됐다. 사진은 미 워싱턴 SEC 본부./제공=뉴시스

송요섭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