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 폭 확대…국제유가 상승분 본격 반영 "앞으로 더 오른다"
소비자물가 선행지표 생산자물가 및 수입물가 5월부터 본격 반영
유상대 한은 부총재 "석유류 가격 높게 유지되며 오름폭 더 커질 것"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공업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됐다. 문제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석유류 관련 품목들을 중심으로 대폭 오른 것으로 나타나 5월 소비자물가는 더 높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전년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5% 오른 수치다.
전년동월 대비 기준 지난해 10월 2.4%, 11월 2.4%, 12월 2.3%의 상승률을 기록한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과 2월 각각 2.0%씩 오르며 안정을 찾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2월 말 발생한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3월 들어 2.2%로 상승 폭이 커졌고, 4월 들어서는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은 2024년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 폭 확대는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3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월 평균 128.5달러를 기록하면서 한 달 사이 2배 가까이 상승했고, 3월 평균 원/달러 환율도 1486.64원으로 한 달 사이 40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 같은 3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분은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6% 상승했고, 특히 석탄및석유제품이 31.9% 오르면서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2월(57.7%)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수입물가지수(원화기준)도 한 달 사이 16.1% 상승했다. 이는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4월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사태가 여전히 진행형이고,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1~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도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승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 역시 부담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87.39원으로 전월(1486.64원) 대비 0.75원 오르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4월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월평균 105.7달러로 전월(128.5달러)보다 22.8달러 하락해 상방 압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월 소비자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전년동월 대비 기준 석유류 가격이 21.9%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다. 세부적으로는 경유(30.8%), 휘발유(21.1%), 등유(18.7%)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에 공업제품의 전체적인 가격이 3.8% 상승하며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렸다.
반면에 농축수산물은 0.5% 하락했다. 3월(-0.6%)에 이어 2개월 연속 농축수산물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다만 농산물의 경우 채소류(-12.6%)를 중심으로 5.2% 하락했으나, 축산물(+5.5%)과 수산물(+4.0%)은 2개월 연속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으로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작성한 일명 '밥상물가'에 크게 반영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6.1% 하락했다.
반면에 전체 품목(458개)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9% 상승해 소비자물가(2.6%) 상승률을 웃돌았다.
식료품 및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OECD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곡물 제외 농산물 및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품목으로 작성한 우리나라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인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도 전년동월 대비 2.2% 올랐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유 부총재는 이 자리에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갔음에도 석유류가격 오름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월대비 상당폭 높아졌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국제항공료 인상 등으로 공공서비스 오름폭이 확대됐으나, 근원상품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전월과 동일한 2.2%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석유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등)이 유가충격을 상당 부분 완충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유 부총재는 또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5월 물가는 석유류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의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오름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최근 식료품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부 물가안정대책도 유가충격의 물가상방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중동상황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 흐름,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의 파급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물가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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