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나고 너 2벌타", 경기위원이 오판하고 책임은 선수가? KGA 황당 행정에 골프팬 '분노 폭발'
연장 직전 2벌타 소급 적용해 기습 탈락 통보… 외신도 "황당한 사건"
KGA, 늑장 대처 및 매뉴얼 보완 약속에도 '공정성 훼손' 비판 직면

[파이낸셜뉴스] 대한골프협회(KGA)가 메이저급 대회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불거진 사상 초유의 스코어 번복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경기위원회의 미숙한 대처와 안일한 소통이 선수의 우승 기회를 박탈했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뒤늦게 뼈아픈 실책을 인정한 것이다.
KGA는 지난 4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지난 2일 매경오픈 3라운드 7번 홀에서 발생한 허인회의 아웃오브바운즈(OB) 판정 논란과 관련해 운영상의 중대한 과실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협회는 선수와 가족, 골프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사고 수습 대책위원회 구성과 대회 운영 매뉴얼의 전면 개편을 약속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현장의 기본 통제력 상실에서 비롯됐다. 3라운드 7번 홀에서 허인회의 티샷이 우측으로 밀리자 선수는 룰에 따라 잠정구를 플레이했다. 하지만 낙구 지점에서 포어캐디(볼 위치 확인 진행요원)가 원구를 임의로 집어 들면서 명확한 판정의 근거가 사라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기위원은 정확한 OB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벌타 없이 잠정구 플레이를 지시했고, 허인회는 해당 홀을 파(Par)로 무사히 마쳤다.

진짜 비극은 최종 4라운드가 모두 끝난 직후에 연출됐다. 허인회가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합계 11언더파를 기록, 공동 선두 자격으로 연장전을 착실히 준비하던 찰나였다. KGA가 청천벽력 같은 징계를 통보한 것이다.
전날 7번 홀의 상황을 방송 관계자와 현장 레프리 등 다수의 증언에 의거해 뒤늦게 OB로 결론짓고, 2벌타를 기습적으로 소급 적용했다. 순식간에 7번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로 정정됐고, 허인회는 우승 경쟁에서 강제로 배제된 채 최종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해야만 했다.
쏟아지는 질타 속에 KGA는 세 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자인했다. 잠정구 인플레이 후 파 스코어를 그대로 승인한 경기위원의 초기 오판, 최종 4라운드 경기 중 선수에게 OB 결론을 알리지 않은 점, 그리고 최종 연장 돌입 직전에야 이뤄진 늑장 통보가 그것이다.
미국 주요 외신들 또한 KGA의 엉성한 행정처리를 조명하며 "징계를 소급 적용받아 연장전에 나서지 못하는 역대급 황당한 사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사자인 허인회 역시 "1위 자격으로 연장전 출전 기회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명확한 룰 적용이 생명인 프로 무대에서 주먹구구식 행정이 낳은 이번 사건은 한국 골프사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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