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연체 급등 속 기준금리 인상 우려⋯자영업 ‘직격탄’
금리 0.25%p 인상 시 이자부담 1.8조↑⋯취약 차주 연쇄 부실 우려

자영업 대출 부실이 확산 국면에 진입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내수 부진이 맞물리며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관련 연체액이 3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지역 경기에 민감한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시중은행의 3배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물가 억제를 위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이미 한계 상황에 내몰린 취약 차주들이 감당해야 할 이자부담이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55만 원 증가하는 수준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이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만큼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연간 이자 부담이 최대 3조5000억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이미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점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자영업자 연체액은 3조15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86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45%에서 0.53%로 올라 지난해 3월(0.49%) 수준을 웃돌았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영향이다.
지방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더욱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 등 4개 지방은행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1.27%로 지난해 말 대비 0.2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 평균(0.40%)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전북은행은 1.65%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행도 1.21%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 부동산, 도소매업 등 경기 민감 업종에서 부실이 집중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일부 제조업종 부진이 맞물리며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화학업종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특정 산업군 부실이 전체 지표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가계 부문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예금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3월 기준 4.34%로 6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 이자 부담이 연간 약 3조 원 늘 것으로 추산했다. 비은행권에서도 금리 상승 압력이 전이되며 8개 카드사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13%대 중후반까지 올랐다. 고금리 대출 의존도가 높은 취약 차주일수록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 속도가 문제”라며 “이미 연체율이 오르는 국면에서 금리가 빠르게 뛰면 부실이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역 산업 부진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금리 부담까지 더해지면 지역 금융시스템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