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회원 탈퇴, 전화로만 된다고요?”···공정위, 공연업계 불공정 약관 시정 명령

윤기은 기자 2026. 5. 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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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전경. 예술의전당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예술의전당, 인터파크 등에서 회원 탈퇴를 전화로만 가능하게 한 약관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연회비 환불을 과도하게 제한한 규정도 불공정 행위로 판단됐다.

공정위는 6일 공연장 17곳과 공연 예매 플랫폼 2곳 등 총 19개 업체의 유료 회원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9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에 대한 시정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정 조치 대상에는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국립극단, 인터파크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인기 공연 선예매 혜택을 위해 유료 회원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용자가 많은 업체를 중심으로 약관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인 19곳 업체의 유료 회원 수는 2024년 기준 총 13만2000명에 달했다.

우선 회원 탈퇴를 전화로만 제한한 약관이 시정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가입은 온라인 등 간편한 방식으로 허용하면서 탈퇴는 전화로만 가능하도록 한 것은 이용자의 의사표시 방식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온라인, 서면, e메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탈퇴할 수 있도록 약관을 개선했다.

연회비 환불을 제한한 조항도 문제로 지적됐다. 유료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가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능하도록 하거나 혜택을 한 번만 이용해도 연회비 전액을 환불하지 않는 약관이 이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이는 사실상 연회비 전액을 위약금으로 부과하는 것과 같다”며 “일정 기간 경과나 일부 서비스 이용만으로 사업자에게 연회비 전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가입 후 14∼30일 이내에는 전액 환불을 허용하고, 이미 유료 혜택을 이용한 경우에는 합리적인 수준의 위약금을 공제한 뒤 잔액을 환불하도록 약관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 밖에 회원 ID·비밀번호 관리 책임을 이용자에게 과도하게 전가한 조항, 사전 통지 없이 회원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역시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됐다. 중도 해지 시 적립 포인트를 공제하고 환불하는 규정과, ‘승낙이 곤란한 경우’ 등 모호한 기준으로 회원 가입을 제한한 조항도 시정 대상에 포함됐다.

시정 명령은 받은 19개 업체는 공정위에 시정안을 제출했으며, 빠른 시일 내 약관 개정 절차를 거쳐 이를 시행할 계획이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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