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PPA 조달비용 최적화 전략[ESG 심화워크숍]
[한경ESG] ESG NOW - ESG 심화워크숍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변동이 전기 공급에 영향을 미치면 기업의 조달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합니다.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 상황에서 수요 기업은 중장기 공급 물량 확대 시그널을 면밀히 주시해야 합니다.”
지난 4월 15일 한국경제신문 3층 한경아카데미에서 열린 <2026 한경ESG 심화 워크숍>에서 정우원 기업재생에너지재단 기업협력팀장은 이같이 밝히며, 현재 175~180원 선에서 형성된 태양광 직접전력거래계약(PPA) 가격이 고착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은 ‘고립된 섬’과 같은 계통 단절과 산지가 많은 지정학적 요건 등으로 재생에너지 조달이 가장 어려운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캠페인인 RE100(재생에너지 100% 조달)이 글로벌 기업 협력사의 필수 조건이 되어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은 어려움 속에서도 재생에너지 조달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다. 이번 워크숍은 우리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방법으로서 PPA를 집중 조명하고, 최적 조달전략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
직접PPA, RE100 기업의 중요한 조달 수단
PPA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장기 계약 방식이다. PPA는 조달의 편리성이나 계약의 자율성 등으로 인해 RE100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가장 선호된다. ‘전력시장의 변화와 재생에너지 조달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날 워크숍에는 산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PPA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안병진 한국전력거래소 시장혁신처장은 워크숍의 포문을 열며 PPA 제도 전반을 설명하고, 기업 PPA 도입 시 실질적인 비용 산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안 처장은 “PPA는 도매시장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개념이지만, 예비력 운영비나 망 이용요금, 부가정산금 등 추가부담 비용이 발생한다”며 “전력 피크를 고려해 발전 설비를 넉넉히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업들의 PPA 선호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정 팀장에 따르면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이 지난해 192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희망 조달 수단으로 PPA를 꼽은 비중은 55.4%로 가장 높았다. 특히 2026년에는 이 비중이 68.1%까지 확대되며 녹색프리미엄, REC 구매, 자가발전 등 타 수단을 압도했다.
고객사의 요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 요청을 받은 46개 기업 중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39.6%로 가장 많았고, 탄소중립 이행목표 준수(29.2%)나 탄소중립 로드맵 설정 요구(22.9%), RE100 가입 요구(8.3%)를 받는 경우도 그 다음을 차지했다.
정 팀장은 “내년 시행될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이 향후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며 “또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시장이 자발적 시장으로 흡수될 경우 공급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성 분석에 대한 실무적인 제언도 이어졌다. 김승희 KEI컨설팅 팀장은 “한전 파워플래너를 통해 시간대별 전기 사용량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 시작”이라며 “PPA 공급량, 부족 전력량(한전 구매분), 초과 발전량을 한 시간 단위로 대조해 경제성을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엑셀과 AI 플랫폼을 활용해 한계비용을 도출하는 실무 팁을 공유했다.
법률적 쟁점을 짚은 김홍 율촌 변호사는 “PPA 유형 선택부터 공급 경로, 채무 상환을 위한 매출 확보 여부, 서비스 개시 및 계약 기간 설정 등을 항목별로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며 국내 PPA 표준계약서를 바탕으로 예상 분쟁 소지를 사전 차단할 것을 강조했다.
고성훈 전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대표는 “RPS 제도의 폐지와 국가 주도 경매(입찰제)기반 계약 시장이 도래하면서 PPA 시장이 주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규모 계약을 한 번에 체결하기보다 10~20%씩 비중을 늘려가는 '점진적 스케일업' 방식을 추천한다”면서, 신설되는 보증인증서(GO) 시장 모니터링과 PPA 입찰 플랫폼 활용을 제안했다.
금융 조달도 RE100의 중요한 조건
마지막으로 금융 조달과 관련해 박성흠 신한은행 셀장은 “금리 인상 기조와 환율 상승으로 조달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박 셀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적이 필요한 외국계 은행들이 공격적인 금리를 제시하며 국내 해상풍력·태양광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까다로운 현금 흐름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최종 금융 클로징(계약 종결)이 어렵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대형 해상풍력 사업으로 자금이 쏠릴 경우 소규모 태양광 사업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구매 시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은 금융기관-대기업 간 양해각서(MOU)를 통한 이차보전 기금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PF 심사 시 ‘출력 제한’에 따른 손실 감당 능력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기존 선순위 대출 외 추가자금 확보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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