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고법판사, 6일 새벽 법원 청사 화단서 발견…투신 추정 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자필 메모에 재판 관련 내용은 없어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4월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 항소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항소심을 담당한 신종오 서울고법 판사(55·사법연수원 27기)가 6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신 고법판사는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 서초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0시20분께 서초구 법원청사에서 '사람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서울고법 청사 내 화단에서 신 고법판사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전날 밤 신 고법판사의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도 접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고법판사의 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자필 유서에는 '죄송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고, 특정 재판 관련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신 고법판사가 추락사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범죄와의 관련성은 없으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신 고법판사는 서울고법 형사15-2부 소속으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다. 형사15부는 비슷한 법조 경력의 고법판사 3명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다.
그는 지난 2월 김 여사 사건을 배당받은 후 약 석 달간 심리를 이끌어왔고, 지난달 28일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당시 재판은 생중계 됐고, 신 고법판사는 직접 판결문을 읽었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일부 유죄, 통일교 금품수수 관련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6220만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 1개를 몰수토록 하고 2094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김 여사는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주가조작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되면서 항소심에서는 형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1971년생인 신 고법판사는 서울 상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군법무관으로 임관했다. 서울지방법원과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고법 고법판사 등을 역임했다. 2023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그는 서울고법 행정8-2부 재판장으로 있던 2022년 10월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가 각하한 조치가 부적절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2022년 1월에는 군사안보지원사(옛 국군 기무사령부)에 '대선정책 정보수집'과 관련한 문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서울고법 행정8-1부에 소속돼 있었다. 당시 군인권센터는 기무사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 정치인 등을 불법 사찰한 정황이 있다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가 소송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군인권센터가 공개를 요구한 42건의 보고서 중 9건을 공개하도록 판결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고법 인천민사부에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청소·소독을 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셀트리온이 실질적으로 직원들을 파견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봤지만, 항소심은 업무상 지휘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신 고법판사가 소속된 형사15-2부는 현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장동 50억' 의혹과 관련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항소심도 맡고 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김만배씨에게서 받은 뇌물 50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월 1심은 "검찰이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했다"며 공소 기각을 선고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