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교황, 이란 핵 용인”…교황 “진실에 토대해 비판해야”

정유경 기자 2026. 5. 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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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오는 7일(현지시각) 바티칸을 찾아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기로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교황 간의 갈등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무기를 갖길 바라냐며 교황을 비난하자, 교황은 비판은 자유이지만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공격은 루비오 장관의 바티칸 예방을 앞두고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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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바티칸 방문 앞두고 긴장 고조
교황 레오 14세(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오는 7일(현지시각) 바티칸을 찾아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기로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교황 간의 갈등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무기를 갖길 바라냐며 교황을 비난하자, 교황은 비판은 자유이지만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레오 14세는 5일 이탈리아 로마 근교의 별장 카스텔 간돌포를 떠나 바티칸으로 향하면서 취재진에 “만약 누군가 제가 복음을 전하는 것을 비판하고 싶다면, 진실에 토대를 두고 그렇게 하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을 겨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교황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게 괜찮다는 식으로 말하고 싶어한다”며 “나는 그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황은 가톨릭 신자들과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교황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지지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교황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미국과 이란이 평화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하겠다고 말한 것이나 문명을 말살하겠다고 위협한 점 등을 비판해 왔다.

2025년 5월19일 바티칸에서 교황 레오14세가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 및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왼쪽)을 접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교황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교황청은) 수년간 모든 핵무기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 왔으며 이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교황을 향한 비난을 이어오는 데 대해 “나는 복음과 평화에 대해 설교할 수 있길 바라지만, 누구든 나를 비판할 자유가 있다” “교회의 사명은 복음을 전하고 평화를 전하는 것이다(…) 나는 단지 하나님의 말씀이 가치 있기 때문에 제 말에 귀 기울이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고 비비시(BBC)·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공격은 루비오 장관의 바티칸 예방을 앞두고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과 함께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손꼽히는 루비오 장관이 이번에 바티칸을 찾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 교황청 간 긴장 관계를 수습하려는 ‘화해 시도’란 해석을 낳았다. 지난 4월12일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을 향해 “범죄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면에선 최악”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교황이 됐다”며 비난을 퍼부으며 자신을 예수에 빗댄 이미지를 올려 큰 논란이 인 뒤, 밴스 부통령은 “교황청은 도덕적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트럼프의 편에 선 바 있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 모두 가톨릭 신자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가톨릭 신자다. 2025년 3월5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마에 검은 재로 십자가를 그린 채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톨릭에서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에 참회와 속죄의 의미로 재를 바르는 관습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 갈무리

루비오 장관은 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교황과 만나면 쿠바에서의 인도적 지원 문제와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를 경제적으로 봉쇄하고 있으며, ‘다음 표적은 쿠바가 될 것’이라며 압박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7일 교황을 예방한 뒤, 다음날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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