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주문 몰렸다…유통가, ‘시니어 아침 소비’에 베팅한다
해가 빨라지는 계절과 함께 유통업계의 ‘아침 장사’도 달라지고 있다.
건강과 생활 소비에 적극적인 시니어층이 새벽 시간대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업계의 편성 전략도 바뀌는 분위기다.

디지털 이용 장벽이 낮아지면서 건강식품, 생활용품, 기능성 상품을 중심으로 한 시니어 소비도 유통업계의 주요 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일출 시간이 빨라지는 하절기 특성에 맞춰 생방송 시작 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 앞당긴 오전 5시로 조정한다. 새벽 시간대 활동이 활발한 시니어 고객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하절기(5~8월)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오전 5시~7시 구매 고객의 약 80%가 60대 이상이었다. 이 가운데 6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오전 5시부터 주문량도 직전 시간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이달부터 8월까지 생방송을 오전 5시부터 운영한다. 시니어 고객 편의를 고려해 실시간 상담 기능도 강화한다. 단순히 방송 시간을 앞당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시간대 구매 전환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롯데홈쇼핑은 오전 5시~7시 시간대에 건강식품, 스포츠용품, 패션 상품 등을 집중 편성한다. 특히 편성 상품의 절반 이상을 건강식품으로 구성하고 혈행, 관절, 인지 건강 관련 상품을 전면에 배치한다.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도 반영했다. ‘숙면’, ‘항균’ 기능을 강조한 침구 상품을 집중 편성하고, 계절 교체 수요에 맞춰 여름철 침구도 선제적으로 선보인다.
핵심은 시니어 고객의 생활 리듬에 맞춘 시간대 재배치다. 새벽 시간대 TV 시청과 구매 활동이 함께 움직이는 고객층을 겨냥해, 건강과 생활 관리 상품을 한꺼번에 배치한 셈이다.
최근 홈쇼핑·T커머스 업계에서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맞춤형 콘텐츠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건강 전문 프로그램 ‘피지컬 100세’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건강 체크, 생활 속 위험요소, 뉴스형 정보 전달 방식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SK스토아도 4050 여성층을 겨냥한 프로그램 ‘쇼핑 플레이 리스트’를 선보였다. SK스토아 자체 분석에 따르면 신규 고객 중 4050세대 비중이 높고, 5060세대 주문 비중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 채널 역시 같은 흐름 안에 있다. 새벽배송, 정기배송, 간편결제, 모바일 상담 기능이 확산되면서 식품과 생활필수품 구매가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령층 역시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에만 머무는 소비층이 아닌, 시간대와 편의성에 따라 채널을 고르는 고객층으로 바뀌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한다.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유통업계의 시니어 공략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까워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은 가격보다 건강, 편의성, 신뢰를 함께 본다”며 “앞으로는 어떤 상품을 파느냐뿐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안하느냐가 구매 전환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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