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은 끝났지만 호남 민심은 더 멀어졌다

김준원 2026. 5. 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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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경선·ARS 오류·명부 유출 겹치며 공천 투명성 논란 확산
대리투표·금품 의혹에 재심 줄이어…민주당 독점이 낳은 사생아
더불어민주당 로고


더불어민주당의 6·3 지방선거 광주·전남 경선이 마무리됐지만, 공천 과정 전반에 걸친 불신과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에서 불거진 ARS 여론조사 오류를 시작으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까지 각종 의혹이 이어지면서 ‘깜깜이 경선’ 논란이 지역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특별시장 결선 과정에서 전남 거주 응답자 2308명의 전화가 조사 도중 끊긴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촉발됐다. 당 지도부는 “기술적 혼선이 있었지만 재발신과 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지만, 일부 후보 측은 원자료 공개와 재조사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선에 참여했던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빙 승부에서 수백 건의 응답 누락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투표율과 산정 방식이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광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유권자의 선택권이 제대로 보장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며 “투표율, 득표율, 검증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방식은 민주주의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전남 기초단체장 경선에서도 마찬가지로 불신과 갈등이 확대됐다. 여수시장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141명의 명부 유출 의혹이 제기되며 경선 룰이 중간에 변경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반영 비율을 50%에서 20%로 낮추고 여론조사 비중을 확대했지만, 이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순천시장 경선에서는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돼 중앙당 차원의 조사로 이어졌고, 화순과 장성에서는 대리투표 정황이 드러나 경선 중단과 재투표가 진행되는 등 혼선이 반복됐다.

특히 무안에서는 현직 군수였던 김산 후보의 선거법 위반 의혹과 관련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재심 요구가 거셌으나 당에서는 이를 묵살하며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방의원 공천 과정 역시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과거 비위나 징계 이력이 있는 후보가 공천을 받거나, 단수 공천으로 경쟁 없이 후보가 확정되면서 “검증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경선 결과 번복이나 탈락자 재공천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기준의 일관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광주에서 시범 도입된 중대선거구제는 제도 취지와 달리 거대 정당 중심 구조를 강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정책 검증 강화를 위해 도입된 배심원 토론회 역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배심원단이 토론에는 참여했지만 투표권이 없어 결과에 직접 반영되지 못하면서 ‘형식적 장치’에 그쳤다는 평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구조를 지목한다. 경쟁이 경선에 집중되다 보니 정책 경쟁보다는 네거티브 공방과 조직 동원 중심의 선거로 흘렀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경선이 사실상의 본선 역할을 하는 지역에서는 공천 과정이 더 엄격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결과와 기준이 비공개로 유지되는 구조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의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투표율과 득표율 공개, 경선 데이터 검증 시스템 도입, 명부 관리 강화 등 기본적인 투명성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공천 기준과 재심 절차를 사전에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동일한 갈등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광주와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허위사실 유포와 금품 수수 의혹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어, 선거 이후에도 정치적 후폭풍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이번 경선은 제도는 존재했지만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해 지역 유권자의 정치 불신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준원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