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관료주의 덫에 걸린 유럽 경제…줄도산 공포 확산

김혜인 디지털팀 기자 2026. 5. 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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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유럽에서 파산한 기업 수가 19만7610건에 달하며 2002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독일 신용평가·기업정보업체 크레디트리폼은 지난해 서유럽 기업 파산 건수가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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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기업들 줄도산…지난해 파산 19만7610건 ‘사상 최대’
독일 2만4000건 넘어 10년 만에 최고…스위스 35.5% 급증

(시사저널=김혜인 디지털팀 기자)

2024년 파산한 독일의 여행사 ©EPA=연합

지난해 서유럽에서 파산한 기업 수가 19만7610건에 달하며 2002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치솟는 에너지 비용과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맞물리면서, 유럽 경제가 일시적인 침체를 넘어 구조적인 위기에 빠졌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독일 신용평가·기업정보업체 크레디트리폼은 지난해 서유럽 기업 파산 건수가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국가별 상황을 보면 스위스의 파산 건수가 35.5%나 급증하며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초 공공 채권 집행을 강화하고 파산 기준을 낮춘 법 개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그리스(24.4%), 핀란드(12.1%), 독일(8.8%) 등에서도 기업 줄도산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독일은 파산 기업이 2만4000건을 넘어서며 2014년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네덜란드·아일랜드·노르웨이에서는 파산 건수가 오히려 줄어 대조를 이뤘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파산이 8.7% 늘어 타격이 가장 컸다. 제조업(3.6%)과 유통·관광(3.0%) 분야의 파산도 증가세를 보였지만, 건설업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파트릭-루트비히 한츠슈 크레디트리폼 경제연구 책임자는 "이번 파산 증가세는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며 "글로벌 무역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럽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중국보다 높은 에너지 비용과 복잡한 관료주의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이중 압박으로 많은 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크레디트리폼은 중동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뛰는 등 외부의 경제적 충격이 여전한 만큼, 올해도 서유럽 기업들의 파산 행렬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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