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포기 말라”… 야구장 지어 꿈 심어줄 기적 그리며 뿌듯[자랑합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 문구는 여전히 내 가슴을 뛰게 한다. 어린 시절, 야구를 시작하던 내게 아버님께서 늘 강조하셨던 이 정신은 내 인생의 이정표가 되었고, 이제 캄보디아라는 낯선 땅에서 다시금 그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이윤 대표가 한국에서부터 공들여 약속을 잡았던 ‘히스 인터내셔널 스쿨(His International School)’의 책임자 김정영 선교사와의 미팅이 있는 날이다. 하루에만 세 곳의 일정이 잡혀 있을 만큼 강행군이었지만, 설레는 마음이 피로를 앞섰다.
가장 먼저 조찬 모임에서 김재호 캄보디아 장로신학교 총장님, 박영웅 선교사님 그리고 이윤 대표와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좋은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덧 오전 10시 30분, 김정영 선교사와의 약속 시간에 조금 늦고 말았다. 이번 출장에서 내가 가장 기대했던 프로젝트, 바로 ‘His International School’ 내 야구부 창단과 야구장 조성 부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현재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운영 중인 이 학교는 올가을, 1만 평 규모의 새로운 부지로 이전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 도착해 학교 건물 외에 펼쳐진 약 7000평의 빈터를 마주하는 순간,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 12년간 동남아 곳곳을 누비며 야구를 전파했지만, 이토록 훌륭한 여건을 갖춘 학교는 거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멋진 교사(校舍) 옆으로 넓게 펼쳐진 대지. 김정영 선교사는 내게 조심스레 물었다. “감독님, 앞으로 건물 두 동을 더 지어야 하는데, 그 공간을 제외하고도 야구장을 만들 수 있을까요?”
지난 2월 선답사를 다녀간 이윤 대표가 “이만수 감독님이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펜스 작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는 것이다. 나는 머릿속으로 즉시 설계도를 그려보았다. 건물 두 동이 더 들어서더라도 홈에서 센터필드까지 100m는 충분히 확보될 것 같았다. 좌우 펜스 거리(약 85m)가 조금 짧을 수 있지만, 그물망 높이를 조절한다면 야구 경기를 치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터였다.
더운 날씨를 고려해 값비싸고 뜨거운 인조잔디 대신, 현지에서 저렴하고 관리하기 쉬운 최고의 천연잔디를 깔기로 했다. 김정영 선교사는 이미 배수 시설을 위해 지면을 2m 높이고 자갈과 흙을 채우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동남아 야구의 성패는 우기철 배수에 달려 있다. 나는 비가 올 때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 시설을 매일 확인해 달라고 당부하며, 바람의 방향과 일조량까지 세세하게 체크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무더위였지만, 야구장 부지를 바라보는 우리 중 누구도 먼저 자리를 뜨려 하지 않았다.
야구장이 완공되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청사진을 현실로 옮길 계획이다. △국제 교류전: 라오스 루앙프라방 선수들과의 친선 경기 개최 △이만수배 국제대회: 매년 1월, 한국 사회인 야구팀과 엘리트 선수들을 초청해 캄보디아 야구 축제 개최 △지도자 양성: 한국에서 올 후배 지도자와 현지 언어에 능통한 보조 코치를 매칭해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 구축 등.
일정을 마친 뒤 캄보디아 정부 청사를 방문해 한 고위 관료와 야구를 통한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몸은 고된 하루였지만, 내 가슴은 이미 캄보디아 아이들이 다이아몬드 위를 달리는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산적한 과제들이 많지만 두렵지 않다. 나의 인생 철학인 ‘Never 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마라)’ 정신으로 끝까지 달려갈 것이다. 캄보디아의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전해 줄 그날이 머지않았다.
이만수(야구인·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 이메일 : phs2000@munhwa.com
△ 카카오톡 : 채팅창에서 ‘돋보기’ 클릭 후 ‘문화일보’를 검색. 이후 ‘채팅하기’를 눌러 사연 전송
△ QR코드 : 라이프면 QR코드를 찍으면 문화일보 카카오톡 창으로 자동 연결
△ 전화 : 02-3701-5261
▨ 사연 채택 시 사은품 드립니다.
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정의 사은품(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휴대전화로 전송해 드립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군 공중급유기 실종’…조난신호 발신 뒤 추적 신호 끊겨
- [속보]‘도이치모터스’ 김건희 항소심 유죄 신종오 재판장, 숨진 채 발견
- ‘연어 술파티’ 있었다…檢, 소주 구매 기록·녹취록 등 근거로 결론...박상용 검사 ‘반박’
- 트럼프 “한국 선박 폭발 사고, 단독행동하다 공격당한 것”…한국 정부는 “조사해야”
- 마른오징어 17만원…“바가지 아닙니다”, 어획량 급감에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
- “어떻게 알고 왔어요?”…10년 숨어 산 피고인, 문 열자 검찰 있었다
- ‘산소호흡기 끼고 말로 유언남기신 아버지’…‘상속’ 효력있나?
- 정상에 ‘라면국물 웅덩이’ 어떻게 됐나 봤더니…‘좋은 기운’ 이 산에 무슨 일이 있었나?
- [속보]광주 ‘묻지마 살해’ 피의자…“모르는 여고생, 밤길에 우연히 마주쳐 범행”
- 심부름 앱 통해 여성 집에 들어온 男…속옷 만지고 냄새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