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석유류 21.9% 급등...소비자물가 2.6%↑ 21개월 만에 최고

김용훈 2026. 5. 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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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데이터처, 2026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석유류 3년9개월만 최대 상승폭…경유 30.8%↑
국제항공료, 유류할증료 오르며 15.9% 상승
4차 석유 최고가격제 실시 첫날인 24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2006.2원으로 전날보다 0.4원 올랐고, 경유는 L당 2000.1원으로 전날보다 0.2원으로 집계됐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중동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치솟았다.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치솟으며 물가 상승률은 2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항공료와 엔진오일 교체료 등 일부 생활밀착형 서비스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며 국제유가 상승세가 소비자물가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2024년 7월(2.6%)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2.4%를 기록한 뒤 12월 2.3%로 낮아졌고, 올해 1~2월에는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0%를 유지했다. 이후 3월 2.2%로 반등한 데 이어 4월에는 2.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1.9% 급등하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인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휘발유는 21.1% 올라 2022년 7월(25.5%)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경유는 30.8% 뛰며 같은 달(47.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등유도 18.7% 상승해 2023년 2월(27.1%)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하며 2023년 2월(4.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공산품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반면 먹거리 물가는 품목별로 엇갈렸다.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해 전월(1.6%)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다. 채소류 가격이 12.6% 급락하면서 농산물이 5.2% 떨어진 영향이다. 배추(-27.3%), 양파(-32.0%), 무(-43.0%), 당근(-42.0%) 등 주요 채소 가격이 크게 내렸고, 토마토(-10.3%), 참외(-11.2%)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쌀은 14.4% 상승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축산물은 5.5%, 수산물은 4.0% 각각 상승했으며 돼지고기(5.1%), 국산쇠고기(5.0%), 수입쇠고기(7.1%), 달걀(6.4%), 조기(16.4%), 고등어(6.3%) 등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거비 중에서는 월세가 1.1%, 전세가 0.9% 각각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1.4%로 비교적 낮은 상승폭을 보였지만, 외식(2.6%)을 포함한 개인서비스는 3.2% 상승하며 물가 부담을 키웠다. 보험서비스료(13.4%), 공동주택관리비(4.6%), 해외단체여행비(11.5%) 등이 크게 올랐다.

국제항공료는 유류할증료 영향으로 15.9% 상승했다. 유류할증료는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엔진오일 교체료는 지난달 3.5%에서 이번 달 11.6%로 확대됐다. 세탁료 역시 6.7%에서 8.9%로 상승폭이 커졌다.

근원물가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체감물가는 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으며, 식품 가격은 1.4%, 식품 이외 품목은 3.9% 각각 올랐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현재로서는 나프타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외식이나 가공식품 전반으로의 추가 상승 흐름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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