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돋보기]① 리벨리온 독주 속 첫 성적표…매출의 질 낮아

국내 비상장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사(팹리스) 스타트업 6곳의 지난해 합산 매출이 504억원을 기록했다. 초기 기술실증(PoC) 단계를 넘어 칩이 실제 산업 현장에 배치되는 상용화 원년으로 평가받는다.
상용화 원년 맞은 K-AI 반도체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6개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504억원이다. △리벨리온 320억원 △퓨리오사AI 57억원 △보스반도체 39억원 △딥엑스 33억원 △디노티시아 33억원 △하이퍼엑셀 22억원 순이다. 초기 기술실증(PoC) 단계를 넘어 칩을 실제 산업 현장에 배치하고 매출로 이어지는 상용화 원년으로 평가받는다.
선두는 리벨리온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3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시장의 63%를 차지했다. 전년(103억원) 대비 3.1배 성장한 수치다.
다만 당초 예상치(350억~400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상장(IPO)을 앞두고 진행한 감사 과정에서 보수적 회계 처리를 적용해 일부 매출을 이월한 결과로 분석된다. 상장 이후 실적이 꺾일 수 있다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위 퓨리오사AI는 전년 대비 93.4% 증가한 5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대만 파운드리 TSMC로부터 2세대 칩 레니게이드(RNGD) 양산 초도물량 4000장을 인도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올해 1분기에만 130억원 안팎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벨리온 매출, 신규 고객 유입과 솔루션 제품 공급

리벨리온의 세부 매출 구성을 살피면 고객 A사(140억원, 44%)와 D사(81억원, 25%)가 전체 매출의 약 69%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D사다. 전년도 감사보고서에는 등장하지 않던 신규 대형 거래처가 단번에 2위 고객으로 올라섰다는 것은 매출 다변화의 첫 신호로 분석된다.
다만 A사와 D사 모두 칩을 직접 서버에 적용하는 최종 수요처(엔드유저)라기보다 유통 대리점으로 파악된다. 실제 리벨리온의 핵심 전략적투자자(SI)인 SKT에 대한 직접 매출은 12억원에 불과했다. 대형 통신사나 SI 기업이 칩 도입 시 1차 벤더를 경유하는 관행상, 상당 물량이 A사와 D사 등 유통망을 통해 공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AI 반도체 특성상 고도화한 기술 지원과 랙(Rack) 단위의 복잡한 설치가 필수적"이라며 "파트너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에게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완비한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칩'이 아닌 '용역' 판 K-AI 팹리스

리벨리온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감사보고서를 들여다보면 공통된 패턴이 드러난다. 독자적인 칩 판매보다 기술 지원이나 반도체 설계 대행 같은 용역매출에 기대는 비중이 여전히 높다.
매출 2위 퓨리오사AI의 지난해 매출 구성을 보면 칩 판매 등 제품 매출이 34억원, 기술 지원·솔루션 제공 등 서비스 매출이 22억원이다. 서비스 매출 비중이 39%인 셈이다. 2세대 칩 레니게이드의 본격적인 양산이 지연되는 동안 발생한 매출 공백을 서비스 매출로 메운 것으로 풀이된다.
보스반도체의 경우는 더 뚜렷하다. 지난해 39억원의 매출 전액이 용역매출이다. 이는 보스반도체가 독자적인 칩을 시장에 풀기보다는 고객사 맞춤형반도체(ASIC) 설계를 돕고 받은 기술 수수료 성격이 짙다.
딥엑스의 경우 상황이 다소 나은 편이다. 딥엑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성격인 '한 시점에 인식하는 매출'이 19억원, 용역 성격인 '기간에 걸쳐 인식하는 매출'이 14억원으로 제품 매출 비중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유통망을 통한 1세대 칩 'DX-M1' 공급이 제품 매출로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디노티시아는 수익 구성을 보면 제품 매출이 27억원으로 전체의 약 79%를 차지했다. 서비스 매출은 7억원에 불과해 양호한 수익 구조를 나타냈다. 다만 매출 전체를 국내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아직 해외 확장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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