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위즈·32] 찬스엔 이정훈

롯데 4 : 5 kt (박영현 승) / 5.5(화) 수원
뒷심이 강해졌다. 뒤집히면 바로 뒤집고 쫓아오면 다시 달아난다. 흐름이 넘어갈 법한 상황이 생겨도 좀처럼 분위기를 빼앗기지 않고 되찾아온다. kt wiz는 확실히 단단한 팀이 됐다.
방황하던 힐리어드의 스윙은 점차 KBO에 최적화되고 있다. 이날 호투하던 롯데 자이언츠 선발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2회말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선글라스를 낀 힐리어드는 천하무적이다. 최근 3점 홈런 세 방이 모두 일요일 경기에 터졌고, 개막전과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홈런 7개 중 5개가 낮 경기에서 나왔다.
오늘도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볼넷이 화근’이라는 점. 앞서가다 역전된 경기를 다시 뒤집고 2점 차로 달아났지만 불펜이 이를 지키지 못했다. 볼넷이 빌미가 됐다. 7회초에 등판한 전용주는 선두타자 삼진 이후 고승민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8회초 한승혁도 똑같이 선두타자 삼진 이후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7·8회 볼넷으로 내보낸 두 타자가 모두 득점으로 이어지며 결국 동점이 됐다.
자칫 흐름을 빼앗길 수 있었으나 kt는 또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8회말 1사 3루에서 김원중의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2루타로 연결한 권동진이 이날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훈 대타 카드는 오늘도 적중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KIA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이정훈은 롯데를 거쳐 지난해 박세진과의 트레이드로 마법사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직후부터 타격에서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며 입지를 굳혔고, 올 시즌 19경기 중 선발 세 경기 외에 나머지는 모두 대타로 나와 타율 0.381을 기록 중이다. 중요한 순간 단 한 번의 타석을 위해 이정훈은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방망이를 쥔 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대타 요원의 덕목 중 하나가 신뢰감이다. 이 선수라면 찬스에서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 이정훈은 늘 그런 기대감을 갖게 한다.
/황성규 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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