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은 500만장 팔렸다는데” 한산한 호텔업계…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김세훈 기자 2026. 5. 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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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개최 도시 호텔업계가 기대 이하의 예약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강조해온 대규모 경제 효과 전망에도 실제 관광 수요는 예상보다 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호텔숙박협회(AHLA)는 5일(현지시간) 월드컵 미국 개최 도시 11곳 호텔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80%가 “예약 속도가 초기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고 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호텔 운영사와 소유주 205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일부 업체는 여러 개최 도시에 호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필라델피아, 보스턴에서는 응답자의 70% 이상이 예약 부진을 호소했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휴스턴, 댈러스 역시 60% 이상이 기대 이하 수요를 보고했다.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곳은 마이애미와 애틀랜타였다. 다만 이들 지역 역시 절반 안팎의 호텔이 예상보다 낮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답했다. AHLA는 “월드컵이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던 경제 효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부 호텔은 월드컵 특수에 맞춰 준비하던 브랜드 협업, 이벤트, 임시 리모델링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약 부진이 계속될 경우 개최 도시 세수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그동안 북중미 월드컵이 미국 경제에 약 300억 달러 규모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 전망은 해외 관광객 대규모 유입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는 기대와 다르다. AHLA 보고서는 “현재는 해외 팬보다 미국 국내 여행객 비중이 더 높다”며 “이런 흐름은 월드컵이 기대했던 경제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비자 발급 상황도 예상보다 저조하다. 미국 정부가 월드컵 관람객을 위해 도입한 FIFA 우선 비자 예약 시스템(FIFA PASS) 이용자는 지난 주말 기준 약 1만4000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FIFA는 이미 500만 장 이상의 티켓이 판매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미 미국 비자를 보유한 외국인이 약 5500만 명에 달한다”며 “일부 국가는 비자 면제 협정 대상이기 때문에 FIFA PASS 이용 수치만으로 해외 팬 규모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는 비자 장벽과 국제 정세 불안도 수요 감소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의 일부 입국 제한 정책, 특정 국가 국민에게 요구되는 고액 보증금 제도 등이 해외 팬들의 이동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비 부담도 문제로 꼽힌다. 뉴저지 트랜짓은 뉴욕 펜역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을 오가는 월드컵 기간 왕복 열차 요금을 최대 150달러로 책정해 논란이 됐다.

반면 호텔업계 자체의 높은 가격 정책도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디애슬레틱은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 추첨 직후 조사에서 미국 개최 도시 호텔 평균 숙박료가 하루 1013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호텔의 평시 가격보다 약 328% 오른 수준이었다. 이후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가격은 다시 크게 하락했다. 최근 조사에서는 미국 개최 도시 평균 숙박료가 정점 대비 4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업계는 FIFA의 객실 운영 방식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FIFA는 초기 단계에서 개최 도시 호텔 객실을 대량 확보했지만, 대회를 앞두고 상당수 예약을 취소했다. AHLA는 “FIFA의 과도한 객실 선점이 인위적인 초기 수요 착시를 만들었다”며 “보스턴,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시애틀에서는 계약 객실의 70% 이상이 취소된 사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FIFA는 “모든 객실 반환은 계약 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호텔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고 반박했다. FIFA는 또 “2026 월드컵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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