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부터 '골드랜드'까지… 김성철, 다작 속 의미 있는 변주
다작 행보 속 꾸준히 이미지 변주 두며 성장 중

배우 김성철이 필모그래피를 통해 이미지 확장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특정 캐릭터에 안주하지 않고 장르와 결을 달리하는 작품을 연이어 선택하며 이미지 변주 릴레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성철은 지난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한 후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뮤지컬 '데스노트' '몬테크리스토' '지킬 앤 하이드' 등 굵직한 작품의 주연을 맡아 관객들을 만났다.
드라마로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법자 역할을 소화하며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3년 뒤인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는 SBS 연기대상 신인상 후보에 오르면서 점차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사실 김성철은 유독 공백기 없이 다작을 하는 편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방영된 2020년에는 넷플릭스 '스위트홈'에서 악역을 맡았고 극의 긴장감을 조성했다.
본격적인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것은 '그 해 우리는'이다. 따뜻하고 다정한 서브 남주인공을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화하면서 로코 장르에서도 확실하게 입지를 다졌다.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 표현으로 연기 잘하는 이미지를 완성했다. 이에 김성철은 다양한 이미지를 발판 삼아 결이 각각 다른 캐릭터에 도전하며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이후 선택한 작품들은 분명한 방향성을 드러낸다. 영화 '파과' '댓글부대', 그리고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등에서 김성철은 보다 거칠고 날 선 인물을 연기하며 기존 이미지와의 간극을 넓혔다. 선과 악을 오가면서 연기 폭 자체를 확장한 것이다. 특히 설정이 많은 캐릭터들을 연기하면서도 과하지 않도록 밸런스를 조절하며 그간 쌓은 연기 내공을 드러냈다.
이러한 흐름은 신작 '골드랜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골드랜드'는 밀수 조직의 1,500억 금괴를 손에 넣은 희주(박보영)가 탐욕과 배신이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금빛 욕망 생존 스릴러다.
극중 김성철은 현실적이면서도 욕망에 충실한 인물을 그려낸다. 이전 작품들에서 구축한 선한 이미지나 거친 캐릭터의 결이 한데 섞인 듯한 입체적인 인물이다. 겉으로는 희주(박보영)에게 협력하는 듯 보이지만 친근한 얼굴 뒤 능청스러운 태도로 자신의 속내를 감춘 채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이다. 특히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며 예측할 수 없는 선택을 이어가 극의 몰입도를 도맡았다.
이번 작품에서 김성철은 물이 빠진듯한 탈색 머리와 거친 말투 등 디테일한 설정을 더해 전작과는 다른 결의 서스펜스를 선보였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성철은 "욕망에 솔직한 인물을 맡았다. 이 솔직함 때문에 미스터리함이 생기고 극의 긴장감을 만든다. 저의 솔직한 얼굴이 많이 나오리라는 예상이 된다"라면서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예고했다. 특히 작은 표정 변화나 말투의 미묘한 차이로 극의 분위기를 조절하는 모습은 김성철과 감독의 깊은 고심으로 완성됐다는 전언이다.
그간 김성철은 안정보다는 변주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령 앞서 언급된 넷플릭스 '지옥'의 정진수 캐릭터는 시즌1의 유아인이 하차한 후 많은 숙제가 남았던 터다. 자칫 리스크를 동반할 수도 있었지만 김성철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했고 이야기를 잘 마무리지었다.
실제로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장르와 캐릭터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로맨스에서 스릴러, 판타지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며 각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다작 행보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올해에만 '월간 남친'과 '골드랜드', 뮤지컬 '데스노트'와 영화 '프로젝트 Y'로 대중을 만났으며 차기작은 내년 방영되는 '슬리핑 닥터'다.
결과적으로 김성철의 행보는 배우가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다양한 이미지에 도전하며 배우의 생명력을 늘렸다. 이에 김성철이 어떠한 도전으로 또 다른 얼굴을 선보일지 기대감이 크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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