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탁엑스코리아 韓 철수…고물가에 ‘리셀’ 죽고 ‘중고’ 뜬다
한국 진출 5년 만에 검수센터 운영 중단
‘웃돈’ 리셀 시장 대신 ‘가성비’ 중고 거래 부상

운동화와 명품을 중심으로 확산됐던 한정판 거래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관련 리셀 플랫폼들이 잇따라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웃돈을 얹어 구매하던 프리미엄 리셀 시장이 빠르게 식는 가운데, 그 자리를 중고거래 중심의 리커머스 시장이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인 스탁엑스코리아는 최근 국내 검수센터 운영을 종료했다. 2021년 한국 서비스 론칭과 함께 핵심 인프라인 검수센터를 구축한 지 약 5년 만이다. 검수 센터는 상품의 진위 확인과 물류 전반을 담당하는 핵심 시설로, 이번 조치는 사실상 한국 사업의 철수로 풀이된다. 스탁엑스는 코로나19 시기 기업가치 약 38억 달러(약 5조 원)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에 올랐지만, 최근 거래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기업가치가 약 70%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스탁엑스코리아는 지난달 24일 판매자 대상 공지를 통해 “검수센터 보관소에 있는 상품은 29일까지 계정에 등록된 주소로 반송된다”며 “대량 배송 서비스는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고 향후에는 개별 주문마다 배송비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국내 검수 센터를 기반으로 한 보관·출고 체계는 중단되며, DHL·UPS 등 글로벌 물류망을 통한 해외 직배송 방식으로 전환된다.
리셀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며 다른 국내 사업자들의 철수도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리셀테크(리셀+재테크)’ 열풍과 보복 소비,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치솟던 한정판 가격 프리미엄이 사그라들면서 거래가 줄어들고, 고물가와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KT알파가 2020년 선보인 리셀 플랫폼 ‘리플’은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고, 한화솔루션 자회사 엔엑스이에프의 ‘에어스택’은 출시 약 6개월 만인 2023년 7월 수요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2018년 출범한 ‘아웃오브스탁’ 역시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에 2024년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았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리셀 서비스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에스엘디티(SLDT)는 누적된 적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사와의 합병을 추진하며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네이버 계열 리셀 플랫폼 크림(KREAM)도 지난해 매출 20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성장했지만 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크림은 2021년 법인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다만 회사 측은 적자 규모가 2022년 861억 원에서 지난해 81억 원까지 줄어드는 등 수익성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는 2024년 19억 원으로 첫 흑자전환한 뒤 지난해도 48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리커머스 시장은 고물가 속 반사이익을 누리며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중고 생필품은 물론, 정가보다 낮은 가격의 미개봉 상품 거래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K팝 아티스트 굿즈나 포켓몬 카드 등 수집형 상품을 중심으로 한 ‘취향 소비’까지 더해지며 거래 범위 역시 한층 넓어지고 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달 넷째 주, 포켓몬 카드 검색량은 전주 대비 63배 이상 폭증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근과 번개장터의 월평균 실행 횟수는 각각 172회, 142회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월평균 사용자 수는 당근 2319만 명, 번개장터 520만 명으로 중고·리셀 거래 앱 기준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리셀 플랫폼인 크림과 솔드아웃의 월평균 실행 횟수는 각각 26회, 11회에 그쳤고 사용자 수도 220만 명, 24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희소성을 기반으로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방식의 소비 트렌드가 주류였지만 지금은 가격 대비 효용을 따지는 ‘가성비 소비’로 흐름이 옮겨가고 있다”며 “고물가에 구매 전 중고거래 앱을 먼저 확인하는 이용자가 늘고 희귀 중고 아이템을 찾는 취향 소비까지 결합되면서 향후 리커머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현영 기자 nonstop@sedaily.com이용성 기자 util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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