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제주, 머무는 순간 여행이 되는 곳
“혼자옵서예.”
볼 거리도 많고, 먹을 거리도 많은 대한민국 최고의 여행지 제주를 찾기에는 지금이 적기다. 한 여름 성수기는 날씨가 무덥고 습한 데다 각종 물가도 높은 반면 5월의 제주는 선선한 바람과 맑은 날이 많아 트레킹 등 야외 활동에 제격이다. 청보리, 메밀꽃 등 다채로운 자연 풍광은 덤.
더 더워지기 제주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제주도는 크게 제주시를 중심으로 북부, 서부, 동부, 서귀포·남부권 등 크게 네 개 권역으로 나뉜다. 각 지역마다 바다와 자연 풍경, 즐길 거리가 뚜렷하게 달라 여행 스타일에 맞춰 동선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공항과 가까운 북부권은 대부분의 여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식당과 카페, 숙소가 밀집돼 있어 첫날이나 마지막 일정으로 활용하기 좋다.
대표적으로 용두암과 이호테우 해변은 공항에서 가까워 짧은 시간에도 제주 바다를 느끼기 좋다. 특히 이호테우 해변의 말등대는 제주를 상징하는 포토 스팟으로 꼽힌다. 해 질 녘이면 붉게 물드는 바다와 어우러져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장소로 제격이다. 특히 용두암 해안도로는 용두암에서부터 도두봉까지 제주공항 북쪽의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구간으로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한다.
북부권은 관광지보다는 ‘맛집과 카페’ 중심으로 동선을 짜는 여행자들이 많다. 흑돼지, 해산물, 갈치조림 등 제주 대표 음식이 몰려 있고, 바다를 바라보는 오션뷰 카페도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여행 첫날 가볍게 분위기를 느끼거나 마지막 날 여유를 즐기기 좋은 권역이다.

◇제주도서 가장 오래된 시장, 동문시장
동문시장은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제주시 구도심에 위치해 있어 여행 첫날이나 마지막 일정으로 들르기 좋다. 다양한 먹거리와 기념품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제주 여행의 ‘마무리 코스’로 자주 활용된다. 제주 여행중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중 하나로 꼽히며 1945년 형성된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상설시장 중 하나다. 낮에는 전통시장 형태로 운영되며, 밤이 되면 다양한 먹거리가 모인 야시장으로 변해 관광객 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서부권은 흔히 ‘제주 감성’의 정수를 보여주는 지역으로 꼽힌다. 애월과 협재 일대는 투명한 바다 색과 넓은 해변, 감성 카페가 어우러져 휴양지 분위기를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젊은 여행객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활기 넘치는 제주도의 풍경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뛰어노는 체험형 도치돌목장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라면 제주 애월 숲 속에 위치한 도치돌목장을 추천한다. 체험형 목장으로 넓은 초원을 자유롭게 다니는 알파카를 가까이에서 만나고, 직접 먹이를 주며 교감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동물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
알파카 뿐만 아니라 토끼, 포니, 말, 양, 염소 등 다양한 동물이 있어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며 즐길 수 있다. 단순히 관람하는 공간이 아니라 뛰어다니고 체험하는 활동 중심 공간으로, 어린이 방문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산책로를 따라 이어지는 자연 환경도 특징이다. 숲길과 초원을 걸으며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경험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자연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봄에는 유채꽃, 여름에는 능소화, 가을에는 억새, 겨울에는 동백꽃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넓은 공간에서 동물과 자연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특히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가족부터 외국인까지, 누구나 즐기기 좋은 협재해수욕장
남녀노소 모두에게 추천하는 장소는 바로 협재해수욕장이다. 제주 서쪽 한림 일대에 위치한 협재해수욕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은 대표 해변으로 꼽힌다. 조개껍질이 섞인 밝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앞바다에 떠 있는 비양도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물놀이가 익숙하지 않은 방문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맑은 바다 색감과 탁 트인 풍경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명소다.

◇협재 바다 보면서 먹는 해녀김밥, 제주 여행의 소소한 재미
기자가 개인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곳은 협재해수욕장 인근에서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해녀김밥이다. 일반 김밥과 달리 톳이나 해산물 재료가 들어가 제주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어 간단하면서도 든든하게 즐길 수 있어 해변 산책이나 물놀이 후 가볍게 식사하기 좋다. 포장해 바다를 보며 먹기에도 좋아 협재 일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먹거리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어떤 풍경이 숨겨져 있을까 비밀의 숲
동부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가 있다. 바로 이름만 들어도 궁금해지는 비밀의 숲 이다. 제주 동부 구좌읍에 위치한 ‘비밀의 숲’은 울창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길로, 웨딩 촬영과 감성 스냅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안돌오름 자락에 자리한 사유지 형태의 자연 공간으로, 정형화된 관광지와 달리 자유롭게 숲을 거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길마다 태마가 있듯 각각 다른 분위기를 선사해 걷는 재미가 있다. 곧게 뻗은 나무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구조와 오두막, 돌담길 등 다양한 포토존이 어우러져 있으며 마치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혹은 오즈의 마법사, 토로로 등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 한 착각마저 든다.
특히 인위적인 시설보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살린 공간 구성 덕분에 조용한 힐링과 사진 촬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제주 대표 감성 숲으로 꼽힌다.
제주 동부가 드라마틱한 풍경과 촬영 명소 중심이라면, 남부 서귀포는 보다 여유로운 자연과 체험 중심의 여행지로 성격이 나뉜다. 서귀포는 제주 남쪽 해안을 따라 형성된 도시로, 바다와 절벽, 폭포가 어우러진 풍경이 특징이다. 특히 천지연·정방폭포 등 해안과 맞닿은 폭포들은 서귀포를 대표하는 자연 명소로, 도심과 가까운 거리에서 색다른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속이 뻥 뚫리는 정방폭포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정방폭포는 높이 약 23m 규모의 폭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물이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해안 폭포다. 눈앞에 떨어지는 거친 물 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정방 폭포는 한라산에서 흘러내린 물 줄기가 절벽을 따라 곧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구조로 폭포와 바다가 한 장면에 담기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주상절리 절벽과 어우러진 경관은 제주를 대표하는 자연 명소로 꼽히며, 가까이에서 물보라를 체감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 특히 햇빛이 비칠 때는 물줄기 위로 무지개가 형성돼 서귀포의 상징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녹차밭과 어우러진 대규모 카페, 오셜록 티 뮤지엄
제주도 하면 오셜록을 빼놓기 섭하다. 늘 관광지로 꽉찬 이곳은 넓게 펼쳐진 차밭과 감성적인 카페 공간이 어우러진 제주도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평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오셜록의 차 들을 맛 볼 수 있으며 오셜록 티 뮤지엄에서만 판매되는 다양한 기념품들도 구매가 가능하다. 특히 오설록 티뮤지엄은 단순 카페를 넘어 말차를 활용한 식사 메뉴까지 확장한 공간으로,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인 김도윤 셰프와 협업한 말차 국수 메뉴 등이 운영되며 차 문화의 영역을 음식으로까지 넓히고 있다.

◇한옥형 베이커리 미쁜제과.
서귀포(남부권)은 제주 남쪽 절반을 차지하는 행정구역인 동시에, 폭포와 올레길, 해안 절경 등 제주 대표 자연 관광지가 밀집됐다. 그 중 서귀포 신도포구 인근에 자리한 미쁜제과는 ‘믿음직스럽다’는 의미의 순우리말 ‘미쁘다’에서 이름을 따온 한옥형 베이커리 카페다. 고즈넉한 외관과 달리 내부에는 다양한 종류의 빵과 음료가 준비돼 있으며, 소금빵과 팥을 활용한 메뉴, 일명 ‘마약빵’ 등이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카페 뒤편으로는 작은 연못과 분수, 정자 등이 어우러진 정원이 조성돼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더한다. 소철과 배롱나무가 자리한 공간에는 그네와 널뛰기 같은 전통 놀이 요소도 마련돼 있어, 단순한 카페를 넘어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좌식과 테이블 좌석이 함께 구성돼 취향에 따라 자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분위기와 자연 풍경, 베이커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로 꼽힌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연인 여행객에게도 부담 없이 추천할 만한 공간이다.
제주 여행은 더 이상 특정 관광지를 찍고 이동하는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 제주시의 활기와 서귀포의 대표 명소, 그리고 남부권의 여유로운 풍경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힐링을 느껴보길 바란다.
도심과 시장에서 시작된 여정은 자연과 관광을 거쳐, 조용히 머무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제주도는 빠르게 소비하는 여행이 아닌, 천천히 체류하며 경험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제주가 주는 매력은 ‘어디를 갔느냐’보다 ‘어떻게 머물렀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바다와 숲,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우는 다양한 공간들이 어우러지며, 제주는 여행자에게 각기 다른 속도의 시간을 제안한다.
홍선혜 기자 reds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