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대향연, 베네치아 비엔날레 개막…"작은 목소리 주목"

박의래 2026. 5. 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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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 주제 아래 위로·회복·희망 탐색…요이 본전시 참여
99개국 참여 국가관 경쟁…한국관 '해방공간', 한강 설치작품도 전시
러·이스라엘 참여 논란 속 심사위원단 사퇴…시상식, 폐막일로 연기
베네치아 비엔날레 포스터 [베네치아 베엔날레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국제 미술전인 베네치아 비엔날레 미술전이 6일(현지시간) 사전 공개를 시작으로 11월 22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6개월여간 열린다.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1895년 시작돼 미술전과 건축전을 번갈아 가며 진행한다. 당초 홀수년에 미술전, 짝수년에 건축전을 여는 체제였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건축전이 1년 연기되면서 이후로는 홀수년에 건축전, 짝수년에 미술전이 열리고 있다.

61회째인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는 카메룬 태생의 큐레이터 코요 쿠오(1967∼2025)가 맡았다.

그는 첫 아프리카 출신 여성 총감독으로 선임됐으나 지난해 전시 준비 도중 별세하면서 이후 큐레이터 자문단이 전시를 완수했다.

코요 쿠오 총감독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제는 쿠오 총감독이 정한 '단조로'(In Minor Keys)다. 음악의 단조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슬픔·우울과 같은 정서와 더불어 위로, 회복, 희망, 초월까지 아우르는 감각적·정서적 상태를 의미한다.

쿠오 총감독은 생전에 "우리가 지금의 소음과 혼란 속에서 놓치고 있는 낮은 주파수, 작은 목소리, 감각적 리듬에 귀 기울일 것을 제안한다"며 "이는 비극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존재들, 파편 속에서 회복을 시도하는 이들, 세계를 다시 연결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은유"라고 설명했다.

제목처럼 전시는 거대 서사나 화려함, 웅장함보다는 속삭임이나 리듬 같은 미세한 감각을 통해 동시대의 사회적·정신적 조건을 사유하는 작업으로 구성된다.

요이 작가 제61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미술전 본전시에 참여하는 요이 작가 [스튜디오 요이 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본전시에는 111명(팀)이 참여하며 한국 작가로는 요이(39)가 유일하다.

요이는 1987년 서울 출생으로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예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퍼포먼스와 영상, 사운드 작업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2021년 미국 뉴욕에서 제주로 이주한 뒤 이웃에 사는 해녀 할머니들과 교류하며 바다와 여성의 관계를 탐구했으며, 해녀의 숨을 참는 행위를 노동·관계·생존을 잇는 언어로 바라보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계 마이클 주(60)와 갈라 포라스-김(39) 작가도 본전시에 참여한다.

마이클 주는 뉴욕에서 태어난 한인 2세 작가로 30여년간 조각·설치·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2001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에 참여했고, 2006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대상을 받았다.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프리어·새클러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국제 무대에서 주목 받았다.

한국-콜롬비아계 미국 작가 갈라 포라스-김은 박물관으로 대표되는 미술 기관과 관련 법령 등의 제도가 유물과 맺는 관계를 탐구하고 유물의 현대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한다.

갈라 포라스-김(왼쪽)과 마이클 주 작가 [국제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관 전시에는 처음 참여하는 기니와 적도기니, 나우루, 카타르,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베트남 등 7개국을 포함해 99개국이 참여한다.

한국은 2022 싱가포르 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을 지낸 최빛나 큐레이터가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를 주제로 최고은, 노혜리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최고은의 '메르디앙'(Meridian)은 수도 설비용 동 파이프를 사용해 한국관 내부와 외부를 관통하는 작품이다. 여러 파이프가 건물을 하나의 신체처럼 관통하며 순환과 치유를 암시한다.

노혜리의 '베어링'(Bearing)은 4천여 개 오간자(얇고 빳빳하며 속이 비치는 직물)로 공간을 구성하고 애도, 기억, 전망, 생활 등 8개 스테이션을 구성한다.

스테이션마다 농부 김후주, 작가 겸 가수 이랑, 사진작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 등이 '펠로우'로 초청되는데, 이 가운데 '애도' 스테이션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설치 작품 '더 퓨너럴'(The Funeral·장례식)이 전시된다.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밖에도 최재은 작가는 일본관 전시의 협업자로, 조국현 작가는 탄자니아 국가관 초청 작가로 참여한다. 홍은주 작가는 대만관에서 오프닝 퍼포먼스에 나선다.

베네치아 곳곳에서는 비엔날레 재단의 공식 승인을 받은 병행 전시도 31건 열린다. 이 중에는 한국 단색화의 대표 작가 이우환과 드로잉, 설치, 공간 예술 등 다양한 매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윤송이 작가의 전시가 포함된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파트너인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의 파빌리온에는 한국계 캐나다 작가 로터스 강의 전시가 열리고 조각가 심문섭의 회고전도 진행된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계획 공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2026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2026.3.19 mjkang@yna.co.kr

공식 개막일은 9일이다. 그동안 개막일에는 황금사자상 국가관상, 최고작가상, 본전시에 초대된 35세 이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은사자상, 국가관·본전시 특별언급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다만 올해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작가가 참여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으로 심사위원단이 사퇴해 선정 방식과 시상 시점이 변경됐다.

비엔날레 측은 수상자 선정을 관람객 투표로 대체하고, 시상 시점도 폐막일인 11월 22일로 미뤘다.

그동안 한국 작가 가운데서는 2015년 임흥순이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국가관 전시로는 전수천(1995), 강익중(1997), 이불(1999)이 참여한 해 특별상을 받았다.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개막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가 열리는 중앙관 외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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