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늘린다는데…LH·SH 커지는 재무부담
공공임대 확대 기조…"재정 지원 뒷받침 되어야"

정부가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나서면서 수도권 주거안정 정책의 키를 쥐고 있는 공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수록 적자가 심화하는 구조로 '선의의 역설'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 LH 통합 출범 이후 첫 적자…SH도 영업이익 급감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매출 13조5574억원에 영업손실 641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9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통합 출범 이후 16년만에 첫 적자 기록이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수익원인 토지 판매의 부진과 임대주택 사업 손실 증가가 꼽힌다. LH는 택지나 주택을 분양한 수익으로 임대주택 사업손실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분양수익은 감소했고, 낮은 임대료는 계속 유지되면서 적자에 이르게 됐다. 특히 임대주택 사업부문 손실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2024년보다 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SH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2024년보다 7% 감소한 1조19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4년(1328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691억원에 그쳤다.
SH 역시 임대사업 운영부담이 점차 가중되는 추세다. 고덕강일, 위례 등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은 준공시점이 다가오면서 이익 규모가 줄어들었고, 서울 내 새로운 택지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임대사업 운영부담은 커지고 있다. SH는 2024년 기준 임대사업에서 469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 공공임대 확대 기조…"재정 지원 뒷받침 되어야"
문제는 앞으로 LH와 SH의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주거비 부담이 적은 공적 임대주택을 최소 15만2000호를 공급하겠단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건설 3만호, 매입 6만5000호, 전세 4만5000호 등을 포함한 공공임대주택 14만호와 공공지원민간임대 1만2000호 등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 역시 공공임대 주택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시장으로 역임하며 장기전세주택 시즌2 성격인 '미리내집'을 확대해왔다. 지난 3월엔 무주택시민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2031년까지 공공임대 12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단 계획도 내놓은 바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매입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매년 7000~9000호 매입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임대주택 공급 확대 기조인만큼 필연적으로 LH와 SH의 적자 폭을 키울 수밖에 없다. 결국 재정 지원 뒷받침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거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돈을, 세금을 얼마나 투입하느냐의 문제"라며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려면 예산투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예산지원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들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