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분열에 윤리 훼손까지… 삼성전자 노조 향한 차가운 시선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악재에 직면한 모습이다. 외부적으로 냉담한 시선이 쏠리는 상황에서 노조 간 이해충돌로 단일대오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이는가하면 윤리 논란까지 겹치며 노동운동에 대한 정당성까지 스스로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삼성 노조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최근 공식화 했다. 비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귀 조합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탈퇴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동행노조)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투쟁본부는 지금까지 삼성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동행노조가 함께 뭉쳐 구성됐다. 이번 동행노조의 탈퇴 선언으로 공동전선이 깨진 것이다
삼성전자 내 첫 과반지위를 차지한 초기업노조는 반도체 사업부(DS) 조합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요구하는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 15% 지급의 경우 실적이 호조인 DS 부문에만 1인당 6억원에 이르는 압도적인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다. 반면, 가전 사업과 모바일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사업 재편과 적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각 사업부간 수익 상황과 형평성을 무시한 나머지 하루 1000건 이상의 탈퇴 신청으로 노조의 대표성에도 심각한 타격이 가해졌다.
기부금 약정 취소 인증은 삼성 노조에 대한 냉담한 시선을 더욱 싸늘하게 만들고 있다. 이득을 얻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저버리는 윤리적 상실까지 마다하지 않는 조합원들의 행태가 온당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0년부터 운영된 삼성전자의 매칭 그랜트 기부금은 희귀질환과 장애아동 지원에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들은 회사가 자신의 돈으로 생색내는 것이 싫다며 약정을 취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와 시민사회는 이를 두고 윤리적 붕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마저 저버린 행태는 노동조합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권리를 주장하겠다고 나선 노조가 결국은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앞서 삼성 노조는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 비판에 대해 삼성 노조 지도부가 자신들보다 요구 비율이 높은 LG(유플러스)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노조 측은 즉각 “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매우 비겁한 책임전가”라고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절대 금액에서 현격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비율로 따져 타사 노조를 방패로 삼았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일부 조직 노동자의 과도한 요구가 다른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다”며 연대의식을 강조한 바 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왜 협상 테이블에 삼성전자가 엄청난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 함께한 협력·하청업체, 사내 비정규직 이야기는 없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에 ‘노동자 연대 정신’을 생각하길 요구한다”며 “전태일은 버스비를 털어 어린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주고 자기는 평화시장에서 창동까지 먼 길을 걸어서 퇴근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박 부위원장은 “대한민국 노조가 전태일을 따르겠다면 힘없는 사람들, 더 힘든 직업군, 노조 밖 노동자들을 생각해야 한다”며 “나만 챙기겠다면 전태일의 이름은 지우고 시작하는 게 맞다”고 일갈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