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리포트]"검사 보완수사권, 긴급·구속 등 사건만 예외적 허용해야"
[편집자주] 오는 10월 검찰이 사라지고 공소청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러나 그동안 검찰이 행사한 보완수사권이란 숙제가 남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예외적 허용을, 여당 강경파는 전면 폐지를 주장한다. 피해자 구제 등 인권 보호라는 형사사법제도의 본령을 위해선 무엇이 최선일까.

과거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한 경험이 있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보완수사는 지극히 일상적인 업무"라며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1차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어도 신속하게 보완하기 어려워 국민들의 권리 구제가 이뤄지지 않거나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검찰개혁 2단계 입법의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반기 중 마련한 뒤 당정 협의를 거쳐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로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1단계 조직 개편이 일단락됨에 따른 후속 조치다. 2단계 입법의 최대 쟁점은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의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길지 아니면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할 것인지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에서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미진한 부분을 직접 보충해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 2항은 검사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현재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다.
검찰이 수사지휘권과 직접수사권을 함께 갖고 있던 시기에는 경찰 수사가 미진하거나 법리 판단이 부족할 경우 검사가 보완수사의 지휘 또는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였다. 그러나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경찰 수사지휘권은 폐지됐고 경찰은 1차 수사권을 갖게 됐다.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도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제한됐다. 2022년에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거치며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는 더 줄었다.
경찰이 대부분의 일반 사건을 먼저 수사하고 검찰은 송치된 사건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의 오류를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기능으로 재정립됐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은 줄이되 송치사건에서 기소 여부 판단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완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절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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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보완수사권 유지를 주장하는 쪽은 경찰이나 중수청의 1차 수사가 완전무결할 수 없는 만큼 기소를 책임지는 공소청에 최소한의 사실 확인 권한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는 원칙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맞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처럼 시간이 지나면 권리구제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공소청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며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직을 내려놓은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수사 공백이 있을 때 기소를 담당하는 검사가 이를 보완할 수 없다면 부실기소 혹은 부실한 불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피해자 보호와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사법의 근본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검사가 직접 확인하면 단기간에 끝날 사안까지 경찰에 다시 내려보내고, 이를 재송치받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은 시대와의 통화에서 "예컨대 검사가 경찰에 '1번부터 4번까지 보완수사하라'고 요구하면 한 번 내려갔다 올라오는 데 기본적으로 3~4개월이 걸린다"며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 보니 미진한 상태로 다시 송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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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시병)은 "제한적으로라도 (검사의) 수사가 허용되면 (권한이) 결국 확대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수사를 통제할 기관이 없어진다"며 "보완수사는 수사기관이 해야지 검사가 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필요론이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국회에서 열린 '경찰이 바라본 바람직한 검찰개혁 토론회'에서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접수된 고소·고발·진정 33만7373건 가운데 처리 완료된 23만6911건 중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나 재수사 요청으로 경찰 의견이 바뀐 사건은 2189건, 전체의 0.74%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재수사나 기소 필요성을 이유로 송치 의견으로 바뀐 사건은 455건, 전체의 0.17% 수준이었다.
타협점으로 보완수사권을 전면 배제하기보다 예외적·제한적으로 부여하는 방식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공소시효 임박 사건 ▲구속 사건 ▲성폭력·아동학대·스토킹 등 피해자 보호가 긴급한 사건 ▲수사기관 내부 비리 사건 ▲보완수사요구 불이행 또는 반복적 부실 이행 사건 ▲중대 범죄 등에 한해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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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프랑스 등 유럽 대륙법계 국가는 검사가 수사 단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독일에서 실무상 대부분의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지만,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지시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직접 피의자·참고인 조사 등 수사에 관여할 수 있다. 프랑스도 검사의 수사 지휘 기능이 강한 편이다. 프랑스 형사소송법상 공소 제기는 검사 등 법률이 정한 기관이 담당하고 검사는 사법경찰을 지휘·감독하며 일반 범죄 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미국·영국 등 영미법계 국가는 수사기관이 증거를 수집하고 검사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가 상대적으로 뚜렷하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등 수사기관이 범죄를 조사하고 증거를 확보하면 검사가 이를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미국에서도 검사는 기소 재량을 바탕으로 보완수사에 나설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수사기관과 검사 간에 유기적으로 협력이 이뤄진다.

장 교수는 "수사 과정에서 빠뜨린 부분이 있으면 기소 단계에서 이를 잡아내 보완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하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을 분리하더라도 서로 협력하게 하면 수사·기소 분리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장은 문제가 눈에 띄지 않더라도 1~2년 뒤에는 분명히 드러날 수 있고, 그때 누가 책임질 것인지까지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며 "검찰개혁은 국민을 위한 개혁이어야 하는데 국민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개혁이라면 그 개혁 자체가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 기자 roms122@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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