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설'보다 더 걱정되는 일[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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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을 전격 발표하면서 주한미군에도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이 일고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 변화는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를 심각하게 되묻게 한다.
만약 주한미군이 우리의 최대 위협인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면, 막대한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 의문을 낳게 된다.
주한미군은 이미 지난 수십년 간 우리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감축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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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수권법으로 감축 제동…中 가까운 평택기지 이점 포기 못해
규모 조정보다 역할 조정이 더 현실적…美 '전략적 유연성' 잇단 강조
대만 유사시 韓 연루 가능성…서해 전투기 사건 등으로 우려 현실화
감축만 걱정하다 '역할 조정' 위험 간과할 수도…냉철한 국익 판단 필요

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을 전격 발표하면서 주한미군에도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이 일고 있다. 이번 조치가 동맹의 미온적 기여에 대한 보복 성격이라는 관측이 일면서 우리도 혹시 책잡힐 게 없느냐 하는 자기검열 느낌도 묻어난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의 '모범동맹'으로 성실히 역할해왔고, 이를 차치하더라도 한국과 독일의 사정은 크게 다르다. 한국은 냉전 종식 후 '평화 배당금'을 만끽해온 독일 등 유럽과 달리 법적으로는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핵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국방수권법(NDAA)이 주한미군 숫자를 현재 수준(2만 8500명)으로 유지하도록 명시한 것도 주독미군에 비해 훨씬 엄격한 제동 장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동맹을 경시한다고 해도 자국법을 우회하고 의회와 충돌하면서까지 일을 벌이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 견제 기능이다. 미국은 올해 국방전략(NDS)에서 중국을 유일한 '포괄적 전략 경쟁자'로 규정하고 '거부적 억제'를 강조했다. 그 최적의 장소는 서해 너머 중국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평택(캠프 험프리스)이다. 주독미군 람슈타인 기지에는 없는 요소다.
캠프 험프리스는 세계 최대 규모에다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뒤집힌 한반도 지도'에서 언급했듯 중국뿐 아니라 북한과 러시아(블라디보스톡)까지 동시에 견제할 수 있다. 이런 절묘한 포석 같은 지정학적 이점을 미국이 포기할 리 없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실 가능성으로 보면 주한미군 감축보다 역할의 조정이 더 현실적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8월 "(주한미군이) 한 곳에 고정돼있는 것은 군사적으로 실용성이 떨어진다"며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했다. 비슷한 시기에 대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은 "(대만 유사시) 한국군도 분명히 일정한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한발 더 나아갔다.
실제로 주한미군은 올해 들어 우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패트리엇 등을 중동으로 반출했다. 서해로 전투기를 발진시켜 중국과 초유의 군사충돌을 빚을 뻔하기도 했다. 아랍 동맹국 몰래 이란을 공격한 미국은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국제 분쟁에 능히 휘말려들 수 있게 함을 보여준다. 호르무즈 파병 요구는 그 일부에 불과하다.

이런 일련의 상황 변화는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를 심각하게 되묻게 한다. 미국의 새 국방전략은 대북 억제는 한국이 전담하고 미국은 '결정적이지만 제한된 지원'(핵우산)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절약한 힘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어긋날 소지가 크다. 이 조약은 미국은 군사기지를 제공받는 대신 한국을 외부 공격으로부터 방어한다는 계약이다. 조건이 바뀐다면 계약서를 다시 쓰는 게 이치상 옳다.
만약 주한미군이 우리의 최대 위협인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면, 막대한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 의문을 낳게 된다. 중국을 상시 자극하고 자칫 충돌할 우려로 인해 안보에 득보다 실이 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주한미군 감축 여부에 눈길이 팔린 나머지, 정작 가능성이 더 큰 역할 조정(전략적 유연성)의 위험을 간과하기 쉽다는 것이다. 병력 감축은 양적인 변화에 그치지만 역할 조정은 그와 차원이 다른 질적인 변화이기에 냉철한 판단이 절실하다.
주한미군은 이미 지난 수십년 간 우리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감축돼왔다. 그럼에도 한국은 어떻게든 자주국방력을 키우며 흔들리지 않았다. 군사강국이 된 이상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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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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