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전 설비 정기점검 안하고 ‘완료 스티커’
작업 다 끝난 것처럼 허위 처리

원전 핵심 설비 정기 점검에 참여한 외부 용역 업체가 실제 작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끝냈다는 ‘필증 스티커’를 부착했다가 현장 감독관에게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전 가동의 안전 여부를 파악하는 정비 작업을 허위로 처리한 이례적인 일이다.
5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경북 울진 한울 원전 5호기 계획예방정비(원전을 멈추고 하는 정기 검사) 현장에서 원전의 ‘두뇌’에 해당하는 계측제어 설비를 정비하던 용역 업체 Y사 직원이 실제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채 작업 완료 필증을 부착했다가 현장에 있던 한수원 관리자에게 적발됐다.
계측제어 설비는 원자로의 압력·온도·수위·유량 등을 측정하는 시스템으로, 이 계측값을 기준으로 출력 조정, 경보 발령, 원자로 정지 등 주요 안전 조치가 이뤄진다. 해당 용역 직원은 이 설비의 계측값과 실제 원자로 상태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교정 절차를 맡았다. 하지만 교정 작업에 쓰이는 장비의 배터리가 방전돼 작업이 어렵게 되자, 작업을 다 끝낸 것처럼 필증부터 부착했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측제어 설비 교정을 소홀히 해 계측값이 틀려지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원자로 내부 냉각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계측기가 교정 오류로 인해 ‘정상 수위’라고 잘못된 정보를 보낼 경우 방사능 유출과 같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수원 측은 “현재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정비 절차서 미준수에 따른 배상 청구, 정비 품질 평가 감점 등 계약적 조치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본지가 한수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원전 정비 용역 업체들이 정비 절차를 위반한 사례는 총 20회였지만 이번처럼 정비를 아예 하지 않고 필증을 부착한 사례는 없었다. 원전 정비 업계 관계자는 “원전이 다중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어 하나의 계측 오류가 곧바로 사고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번 사례는 원전 안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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