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중국산이니 뭐" 선입견은 깨졌지만

2026. 5. 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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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올라탄 로보택시에는 운전자가 없었다.

문을 닫고 안전벨트를 매자 로보택시는 앱에 입력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이 로보택시는 중국 자율주행 선두 기업 중 하나인 포니AI가 운영한다.

2016년 설립된 포니AI는 선전은 물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일부 구역에서 로보택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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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택시, 드론 배송 일상
자체 공급망 탄탄히 구축
알수록 서늘해지는 등골
지난달 20일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중국 선전의 로보택시가 지난교차로에서 유턴을 하고 있다. 선전=김창훈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올라탄 로보택시에는 운전자가 없었다. 문을 닫고 안전벨트를 매자 로보택시는 앱에 입력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앞차를 따라 신호를 칼같이 지키며 부드럽게 유턴했고 오른쪽에서 차 한 대가 끼어들자 살짝 속도를 늦춰 먼저 보냈다. 텅 빈 운전석에서는 스티어링휠만 바쁘게 움직였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단계의 자율주행이다. 동승한 일행 입에서는 "나보다 운전 잘한다"는 감탄사가 터졌다.

대시보드의 큼직한 디스플레이는 얼핏 조잡한 듯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시간 등 필요한 정보는 모두 담겼다. 영어로 변환이 됐고 음성으로도 조작이 가능했다. 외부를 360도로 스캔한 뒤 주변 차량과 이륜차의 제동등 점등 여부까지 인식해 표시했다.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교통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로보택시는 중국 자율주행 선두 기업 중 하나인 포니AI가 운영한다. 2016년 설립된 포니AI는 선전은 물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일부 구역에서 로보택시를 돌린다. 그중 선전만 해도 로보택시를 타고 내릴 수 있는 승하차 지점이 1만 개에 이른다. 이날 7.6km를 이동한 요금은 18위안(약 3,900원)으로 일반 택시에 비해 20~30% 저렴했다.

요금보다도 로보택시는 대중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파괴력을 지녔다. 택시가 개인적 공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로보택시를 애용한다는 한 교민은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볼륨을 높이고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어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며 "기존 택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회사 업무로 8년 만에 찾은 중국은 이전의 중국이 아니었다. 도로는 전기차가 뒤덮었고 무인 택시가 돌아다니며 승객을 태웠다. 우한에서는 무인 렌터카도 등장했다. 특정 지점에서 주문하면 무게 2.5kg 이하 음식물도 드론이 배달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첨단기술을 일상에 도입해 상업화로 연결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등 제재에도 자국 내에서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로 올라선 BYD만 해도 직접 배터리를 만들고 반도체 자회사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수급한다. 반도체를 발주해도 납기가 느리니 아예 직접 뛰어들어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BYD 외에도 현재 기술을 선도하는 중국 기업들은 하나같이 자국 내 탄탄한 공급망을 갖췄다. 정부가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방향을 정하면 수많은 기업이 달려들고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몇 개 기업이 생태계의 최상위를 차지하는 법칙이 굳어졌다. 반사된 빛으로 거리를 측정해 자율주행의 눈이라 불리는 라이다(LiDAR)도 테슬라가 카메라 기반 비전센서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 허사이(Hesai)가 세계 1위에 올랐다. 윤보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선전무역관 부관장은 "중국이 자체 생태계를 잘 갖춰 우리 기업이 뚫고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했다.

과거 중국은 온갖 제품을 무단 도용해 찍어낸 짝퉁으로 전 세계의 눈총을 받았다. 샤오미 제품에 빗댄 '대륙의 실수'도 인정보다 조롱에 가까웠지만 이젠 옛말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중국산이 다 그렇지"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주니까" 같은 인식이 강해도 이미 중국의 산업 경쟁력은 전 세계를 위협한다. 현장을 보고 선입견이 깨질수록 등골이 서늘해진다.

김창훈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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