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파열음이 부르는 오판 [무기로 읽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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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언제나 오판에서 시작된다.
스티븐 반 에베라(Stephen Van Evera)의 공격-방어 이론은 이러한 전쟁의 발발과 억제에 관하여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기습과 공격이 유리하다고 인식되는 순간 전쟁이 발발하며 반대로 방어가 우위에 있다고 인식될 때 전쟁은 억제되기 때문이다.
동맹 약화 신호는 곧 억제력 약화를 의미하며, 적에게 '공격 가능성'을 오판하게 하는 가장 위험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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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언제나 오판에서 시작된다. 스티븐 반 에베라(Stephen Van Evera)의 공격-방어 이론은 이러한 전쟁의 발발과 억제에 관하여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기습과 공격이 유리하다고 인식되는 순간 전쟁이 발발하며 반대로 방어가 우위에 있다고 인식될 때 전쟁은 억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어 우위 억제력이란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의 단일 지표에 의존한 군사력 순위나, 산출 방식 검증이 불충분한 지표로 검증되는 것이 아니다. 군사력의 총량뿐 아니라 상대에게 "어떠한 형태의 기습과 공격도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구조적으로 형성된다. 그 핵심이 바로 견고한 동맹인데 현 정부의 한미동맹 파열음은 이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김정은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한 이후 북한의 대남 군사적 위협은 뚜렷하게 고조 중이다. 북한은 2026년 1월, 대전차미사일 대량양산 과시를 시작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운용 훈련, 600㎜ 방사포 50문 전력화와 화력 타격, 핵 탑재 전략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보병·전차·드론 유무인 협동 공격 훈련을 연쇄적으로 실시하였다. 특히 신형 전술탄도미사일(TBM) 화성포-11라형 운용 확대는 기존 프로그-2 로켓을 대체하여 군단의 화력 타격 능력을 질적으로 변화시킨 조치다. 이는 북한군이 정찰-타격 복합체를 기반으로 초전에 대량 화력 및 정밀타격을 가한 뒤 '유무인 협동작전'으로 이어지는 현대적 침공 능력을 구축 중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러시아, 중국과의 전략적 결속 강화는 유사시 후방지원과 전략적 완충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며, 전쟁 수행을 전제로 한 외교·안보적 조건 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선 정반대의 신호가 감지된다. 한미연합군 장병들은 연합 대화력전 훈련 등에 여념이 없던 그 시간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한미 연합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북한 핵시설 정보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미국 측 항의를 유발하여 이후 대북 핵 관련 정보 공유 제한으로 이어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유발했으며, 주한미군 사령관의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발언에 대해서도 ‘특정 국가 의존 축소’를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한미 관계를 “정상적인 협력 상태로 조속히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방향으로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동맹 균열을 인정하였다.
이건 단순한 잡음이 아니다. 동맹 약화 신호는 곧 억제력 약화를 의미하며, 적에게 ‘공격 가능성’을 오판하게 하는 가장 위험한 조건이다. 특히 북한처럼 변증법적 전략·전술을 구사하는 행위자에게 동맹의 균열은 곧 행동 유인을 제공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한미동맹은 북한이 감당해야 할 전쟁 비용 고도화를 강요하는 방어 우위의 핵심 구조다. 한미연합방위체계의 통일된 연합 지휘체계 및 정보·타격 역량 우위는 북한에 선제공격을 ‘감당 불가능한 모험’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1953년 정전 이후 약 73년간 대한민국의 번영을 유지해온 핵심 기반이었다.
모든 전쟁은 오판에서 시작되며 동맹의 개입 의지가 불확실할 때 발생한다. 한미동맹은 그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핵심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미연합방위태세의 공고화와 동맹 결속의 강화이다. 그러므로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억제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는 조건에 기초하지 않은 전작권 전환이나 동맹 신뢰 약화를 유발하는 신호들이 초래할 결과는 너무도 자명하다. 전쟁 억제력은 약화될 것이고, 전쟁 발발은 더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결과를 유발한 정치권은 책임질 틈도 없이 그 모든 참화는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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