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대미 투자 약속한 한국… 美투자박람회서 러브콜 쏟아졌다 [르포]
50개州 참석해 100국 사절 대상 투자 유치전
한국어 안내는 기본, 주최 측 동시 통역 제공도
美국무부 부장관 “韓기업 비자 우려 해소할 것”
천차만별 마케팅 포인트도 주요 볼거리

“혹시나 잊었을까봐 알려드립니다(ICYMI). 현대가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거의 60억 달러(약 8조8100억원)를 투자해 1300개의 직업을 창출합니다.”
5일 찾은 메릴랜드주(州) 내셔널 하버의 ‘셀렉트USA 인베스트먼트 서밋’ 현장에는 각 주가 부스를 차려 놓고 저마다의 특장점을 뽐내며 잠재적 투자자들을 상대로 치열한 구애를 하고 있었다. 루이지애나 부스에 들어서니 현대제철 제철소 내부 사진과 함께 지붕 위에 ‘환영’이란 한국어가 큰 글씨로 새겨져 있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해 3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루이지애나가 지역구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스티븐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 총무 등 실력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산 270만 톤 규모의 제철소 건설 계획을 밝혔다. 주 관계자는 “현대의 투자가 지역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했다.


상무부가 2013년부터 주최하는 ‘셀렉트USA’는 미국 50주를 대표하는 경제개발청(EDO) 관계자들이 총집결해 100여국에서 온 기업인, 정부 사절 수천 명을 대상으로 투지 유치 활동을 벌이는 투자 박람회다. 지난해 11월 한미가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의 3500억 달러(약 514조원) 대미(對美) 투자에 합의한 가운데, 올해 행사에서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귀한 손님 대접을 받았다. 주최 측은 한국어 동시 통역 서비스를 제공했고, ‘한국 때문에 먹고 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집중된 조지아의 경우 아예 한국어로 된 안내 책자를 비치했다. 책자에는 조지아를 상징하는 과일인 복숭아와 함께 친(親)기업 환경, 최고 순위 대학, 50국 직항 항공편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등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빼곡하게 담았다. 웨스트버지니아는 포스코, LG, KCC 등 한국 기업의 투자 현황을 지도에 기재했다. 또 서학개미가 열광하는 양자 기업인 ‘아이온큐’ 본사가 있는 메릴랜드는 “양자 수도(Quantam Capital)‘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전날 워싱턴 DC의 한 루프 테라스에서 열린 한미 투자 네트워킹 리셉션에는 백악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한국 기업의 투자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고 한다. 또 트럼프 정부 핵심 기조인 ‘상업 외교’를 주도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랜다우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업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비자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랜다우는 한국을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꼽았던 인사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각 주별로 있는 명예직 한국 담당관인 ‘코리아 데스크’ 관계자 38명도 모여 첫 연합 회의를 열었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로 대미 투자에 속도가 나고 있는데, 이들이 프로젝트별 촉진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한국과의 협력을 연결하는 주 정부 내 전담 창구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취임 후 미국 우선주의, 대미 투자를 강조하면서 ‘셀렉트USA’는 그 열기가 예년에 비해 더 뜨거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소비 시장”이라며 “미국으로의 투자를 초대한다”고 했다. 각 주마다 천차만별인 마케팅 포인트도 행사를 즐기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각 주지사가 ‘1호 영업 사원’을 자처하며 행사장 곳곳을 누볐고, 대사들은 주재국 기업을 이끌고 현장을 찾았다. 한국과의 에너지 협력에 진심인 알래스카는 ‘연어를 들고 있는 곰’ 모양의 대형 입간판과 함께 추첨을 통해 북극 빙하를 볼 수 있는 크루즈 탑승권을 건 명함 응모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주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 전자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이 다수 매장돼 있어 한국 기업이 투자하기에 안성맞춤일 것”이라고 했다. 조지아와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의 투자가 집중된 남부의 경제 성장 엔진인 텍사스는 “텍사스에서 여러분의 미래를 찾으라”며 48개 지역 투자 유치 담당자의 이름과 직함, 메일이 담긴 주소록을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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