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100원 택시, 고위직 업무추진비 공개… 지방의회 조례가 전국 표준으로

김영우 기자 2026. 5. 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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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 지방의회]
미국 뉴욕타임즈에 소개되기도 했던 충남 서천 100원 택시 기사. /NYT 홈페이지

지방의회는 주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조례를 만든다. 실제로 지방의회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만든 조례가 주민의 편익을 높이고 전국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낸 사례가 적잖다. 지방자치 전문가들은 “지역과 주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건 지방의원들인 만큼 주민들이 지방의회에 꾸준히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충남 서천군의회는 2013년 5월 이른바 ‘100원 택시’ 조례를 제정했다.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아서 30~40분씩 이웃 마을로 걸어가야 했던 농촌 주민을 위해 면 소재지까지 가는 주민이 100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책임지는 공공 택시를 도입한 것이다. 같은 해 7월 충남 아산시의회도 비슷한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

두 지자체의 공공 택시 실험은 금세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2014년 전남도가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공공 택시를 도입했다. 지금은 전국 지자체 140여 곳이 교통 소외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공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1991년 충북 청주시의회가 제정한 ‘행정 정보 공개 조례’는 전국 표준이 됐다. 법적으로 공개가 금지됐거나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등 정보를 제외하고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정보 공개 제도’의 모태가 됐다.

당시 청주시의회는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자”며 조례를 통과시켰으나, 내무부(현 행정안전부)가 ‘상위법 없는 조례는 만들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청주시가 청주시의회를 상대로 ‘조례안 의결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1992년 대법원은 “지역 주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보 공개 요구를 막을 수 없다”며 시의회 손을 들어줬다. 이후 이 제도는 2년여 만에 지자체 180여 곳으로 퍼졌다. 1996년 국회가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청주시의회의 조례는 모든 공공기관에 자리 잡았다.

지자체 고위직의 업무 추진비도 지방의회 조례로 공개됐다. 경기 안산시의회는 2003년 ‘안산시 시장 등의 업무 추진비 공개 및 지출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시민이 정보 공개를 청구하지 않아도 시 국장급 이상 공무원의 업무 추진비 사용 내역을 홈페이지와 시보(市報)에 공개하게 했다.

업무 추진비 내역 공개에 반발하는 시의원도 있었다. 그러나 시의원 다수가 “시민 불신을 불식시키자”며 조례를 밀어붙였다. 이 제도는 2011년 행정안전부가 ‘전 지자체의 업무 추진비 공개’를 의무화하면서 8년 만에 전국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계기로 고위직 공무원이 업무 추진비를 ‘쌈짓돈’처럼 쓰던 관행이 많이 사라졌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같은 지방의회의 순기능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선 주민들이 지방의원의 의정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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