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효과… 경기 남부 부동산 들썩
동탄역 롯데캐슬, 1년새 4억 뛰어
하이닉스 공장 짓는 용인 원삼면
“지붕만 덮여 있으면 방이 나가"

“동탄신도시에는 개인 프라이버시가 없다고 할 정도로 직장 동료들이 많이 살죠. 반도체 자본이 만든 거대한 ‘삼성 타운’이나 다름없어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다니는 이서윤(가명·34)씨는 지난해 3월 결혼을 앞두고 동탄역 인근 33평형 아파트를 11억원에 샀다. 그는 “셔틀버스 노선이 많아 출퇴근이 가장 편리한 지역”이라며 “아이를 낳으면 사내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싶어서 처음부터 동탄으로 신혼집을 정했다”고 했다.
용인·화성·평택시 등 경기 남부권 부동산 시장이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 효과로 들썩이고 있다. 두 회사의 공장 증설과 수십조원 규모 성과급 지급이 지역 집값과 땅값을 밀어올리는 상황이다.
최대 수혜지는 동탄신도시. 삼성전자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만 370대에 달해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으로 불리는 지역 중심으로30~40대 맞벌이 부부 수요가 크게 늘었다.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2월 16억 47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1년 전보다 4억원 이상 급등했다. 전용면적 84㎡ 역시 같은 기간 15억 500만원에서 19억 400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 셔틀버스 노선에 인접한 다른 단지도 평균 2억~3억원 올랐다.

평택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때 삼성전자 공장 건설 중단 여파로 주변 주택과 원룸 시장에는 공실과 미분양이 쌓였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공사 재개 이후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80만원대였던 고덕동 일대 원룸 월세는 단숨에 150만원까지 치솟았다. 6000가구에 육박했던 미분양 물량은 1년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 평택역 인근 분양 아파트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반응이 없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미계약분이 날개돋친듯 팔렸다”고 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용인 원삼면 일대 중개업소에선 “지붕만 덮여 있으면 방이 나간다”는 말이 나온다. 개발 전 평당 40만~50만원이던 땅값은 500만원을 돌파했다. 중심상업지는 2000만원을 호가하며 7년 새 10배 이상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향후 수도권 남부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본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은 “거액의 성과급을 손에 쥔 삼전닉스 임직원 상당수가 자녀 교육과 더 나은 생활 인프라를 찾아 강남, 판교, 광교, 용인 수지 등 이른바 상급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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