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참여 공공주택까지 中企제품 의무화 되나

김윤주 기자 2026. 5. 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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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구매 확대 추진… 건설사 반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를 제공하고 대형 건설사가 래미안·자이 같은 민간 브랜드를 달아 시공·분양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민참사업)에 중소기업 자재 구매 의무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건설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LH가 직접 시공하는 공공주택에만 적용되던 이 제도를 민참사업에도 적용하는 방향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공사비는 오르고 품질 맞추기는 힘들어져 사업 취지가 퇴색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중기부는 현재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중기부는 공공구매 적용 대상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민참사업도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범위 확대는 고시만 개정하면 가능하다.

대우건설이 LH의 경기 하남교산 공공택지지구에 시공·분양하는 ‘교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의 조감도. 정부는 그간 LH가 직접 시공하는 아파트에만 적용하던 ‘중소기업 자재 구매 의무’를 민간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공주택사업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H

◇중기부, 민참사업에 중기 자재 의무화 추진

민참사업은 LH가 토지를 대고 설계·시공·분양은 민간 건설사가 전담하는 구조다. 공공주택의 고질로 꼽히는 부실 시공·저품질 논란을 민간의 기술력과 브랜드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민참사업을 확대해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LH는 올해 전국 44개 블록, 2만6000가구를 민참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민참사업 비중이 커지자 중소 기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레미콘업계는 지난 1월 국회 간담회에서 민참사업에도 중기 제품 구매 의무를 적용해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현재 LH가 직접 시행·시공하는 아파트는 레미콘, 페인트, 창호 등 100여 개 품목을 중소기업 제품으로 써야 한다. 민참사업은 이 의무에서 제외돼 왔다.

건설업계는 중기 제품 구매 의무가 확대될 경우 민참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브랜드 핵심은 자재와 마감의 품질인데 건설사가 자재를 고를 권한이 없어진다면 민간 브랜드를 붙이는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도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기준에 맞지 않는 자재를 강요받는 셈이어서 1군 건설사들은 참여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경우 민참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그래픽=양진경

◇건설사들 “비용·품질 모두 문제 생길 것"

건설사들은 ‘비용’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대량 구매와 단가 경쟁을 통해 자재를 싸게 들여올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중기 제품은 ‘나라장터’ 등을 통해 정해진 가격에 직접 구매해야 하므로 가격 경쟁이 사라지고 조달 수수료 등 부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입수한 LH의 ‘지구별 공사비 비교 자료’에 따르면, 중기 제품 의무구매 규제가 적용되는 LH 직접 시공 사업의 공사비가 민참 사업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부천대장지구의 경우 1㎡당 순수 건축 공사비는 LH 시공 단지와 민참사업 단지가 각각 197만원과 203만원으로 비슷했다. 하지만 LH 사업은 직접 공사비의 약 12%를 차지하는 ‘지급자재(중기 위탁구매) 비용’이 추가로 붙는다. 결과적으로 민간 브랜드 아파트보다 LH 공공주택이 공사비가 10% 이상 더 비싸지는 구조다.

민참사업의 주무 부처인 국토부도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하면 주택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최근 분양가 상승으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 못지않게 합리적인 분양가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중소기업 중에서도 품질이 검증된 자재 위주로 제도를 운영하고 민간 건설사도 신규 브랜드 론칭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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