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르무즈 한국 선박 폭발, 피격이면 대응 전략 전환해야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내 상선 구출작전(프로젝트 프리덤)이 시작된 직후 한국 선사가 운용 중인 선박에서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처음 있는 우리 측 피해다. 미군의 군사작전에 대응한 이란의 보복 공격 탓인지, 단순 사고인지 불투명하지만 피격 여부에 따라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우리의 대응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40분(한국시간)쯤 HMM이 운용 중인 파나마 국적 화물선 '나무호'가 호르무즈해협 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서 정박 중 폭발 소리와 함께 기관실에 난 불이 약 4시간 만에 진압됐다. 한국인 6명 포함한 나무호 선원 24명 모두 무사하지만, 호르무즈해협 봉쇄 후 약 두 달간 발이 묶여 있는 다른 한국인 선원 및 선박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 사고는 미군 주도의 군사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어났다. 미국은 방해작전에 나선 이란의 고속정을 격침하고, 이란은 휴전협정 위반이라며 미사일과 드론으로 대응하는 무력충돌이 해협 내에서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선박 사고 후 기다렸다는 듯 이란 소행으로 단정 짓고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우리 측의 군사적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피격 여부가 관건이다. 사고 원인 분석에는 수일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미국의 참여 압박을 받아왔지만 거리를 둬왔고, 호르무즈해협 내 항행의 자유를 목표로 한 유럽 국가 주도의 국제공조에 힘을 싣는 입장이었다. 이란과도 물밑 교섭을 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과 재산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우리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해협 내에는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23명, 외국 국적 선박에 승선 중인 한국인 37명 등이 갇혀 있다. 정부는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참여 여부와 수준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해둬야 한다. 신중하면서도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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