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 경제 리스크로 번지는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조선일보 2026. 5. 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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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HBM4/4E 70:1 확대 모형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경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수백억 달러의 수출과 수십조 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국내총생산이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위원장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그동안 노사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온 신 의장이 공개 입장을 표명한 것은 반도체 생산 차질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그만큼 크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15%인 45조원 성과급은 지난해 주주 배당(약 11조원)과 연구개발비(약 38조원)를 뛰어넘는 규모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언급했었다. 노조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내 밥그릇만 챙기면 된다”는 집단 이기주의의 전형이다.

노조 계획대로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이 진행되면 최대 30조원 손실과 함께 공급 차질, 고객 이탈, 시장 지배력 약화라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37%,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의존’이 심화된 상황에서 파업 충격은 성장률 하락과 증시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

기업은 주주와 경영진, 노조만의 것이 아니다. 협력업체와 지역사회, 정부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고, 사회적 책임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 삼성전자 노조가 단기적 실리에만 매몰되지 않고, 미래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 공동체의 상생을 함께 고려하는 성숙한 판단을 하길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노조원에게도 그것이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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