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동종·사인검…보고, 듣고, 느껴라

윤승민 기자 2026. 5. 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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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 ‘빛·울림·힘 - 금속, 감각을 깨우다’
운천동 동종(위 사진)과 사인검.


금빛의 관, 청동으로 만든 종, 철로 만든 검. 재료 본연의 특징과 화려한 무늬를 보기만 해도 특유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유물들이다. 이 유물의 소리를 듣고, 무게까지 느껴본다면 어떨까.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빛·울림·힘-금속, 감각을 깨우다’는 금속으로 만든 유물을 눈으로 보면서 유물의 특징을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전시에는 단 3점의 유물만이 선보인다. 국내에 현전하는 신라 금관 6점 중 하나인 서봉총 금관, 충북 청주시 운천동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때의 동종, 조선시대 왕이 신하에게 하사했던 사인검이 각각 별도 전시 공간에 자리했다. 서봉총 금관과 운천동 동종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이다.

6세기에 제작된 서봉총 금관은 사면뿐 아니라 아래에서도 올려다볼 수 있게 전시됐다. 머리 둘레를 따라 두른 금색 띠와 사슴뿔 장식 외에도, 머리 위를 모자처럼 두른 금테까지 볼 수 있다.

금관 전시 공간에는 금관의 재료와 구성품을 스케치한 ‘금관 설계 노트’가 있는데, 금관을 만든 사람의 마음을 짐작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운천동 동종은 다른 전시 공간에서 별도의 칸막이 없이 둥근 받침대 위에 놓였다. 종 위의 고리 부분에 입을 벌린 채 몸을 구부린 용뉴(龍 ), 몸통에 돌출된 연꽃 모양 연뢰(蓮뢰)를 보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시각뿐 아니라 청각으로도 동종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성덕대왕신종, 보신각종 등 다른 5개의 종소리를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다. 운천동 동종은 발굴 후 타음 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그 소리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동종을 둘러싼 자리에 앉아 태블릿PC를 통해 자신의 상황과 기분 등을 원하는 대로 선택하면 그에 맞게 인공지능(AI)으로 재구성한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12간지 중 호랑이를 상징하는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에 제작했다고 하는 사인검(四寅劍)은 재앙을 막고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진 것이다. 호랑이가 재앙을 물리치는 양(陽)의 기운을 갖고 있다는 믿음에 따라 호랑이의 해가 돌아오는 12년마다 만들어질 수 있었다. 역시 사방에서 볼 수 있게 전시된 사인검의 날 위에는 북두칠성을 포함한 별자리 28수가 새겨졌다. 사인검 전시 공간에서는 사인검의 재료인 철광석 조각을 만져보고, 사인검과 같은 무게(2.7㎏)의 철판을 들어 올려 그 무게를 짐작해볼 수 있다.

청주박물관은 “박물관이 유물을 보존·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관람자가 과거의 유산과 깊이 교감하며 현재의 자신과 연결해 새로운 의미를 구성하는 경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8월30일까지.

청주 | 글·사진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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