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차별 없는 세상 향해 뛴 3천명…국제어린이마라톤 현장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 알록달록한 운동복을 입은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손에 손을 잡은 가족, 등에 짐 가방을 멘 인솔자, 형형색색의 풍선과 깃발이 여의도의 봄 하늘 아래 한데 어우러졌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공동 주최한 '2026 국제어린이마라톤' 서울 대회의 출발선 풍경이다.
오전 9시를 넘기자 출발 무대 앞 광장은 약 3천명의 참가자로 가득 찼다.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 일대 4.4km 코스에는 가족과 손을 잡고 걷는 아이, 친구와 나란히 뛰는 아이, 유모차를 밀며 코스를 도는 부모의 모습이 뒤섞였다.
결승선을 통과한 아이들은 완주 메달을 목에 걸고 가족에게 달려가 안겼다.
이날 대회는 의료·교육·돌봄 등 여러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주배경아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 마라톤으로 기획됐다.
참가비는 전액 이주배경아동을 위한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행사장 한쪽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부스가 줄지어 자리 잡았다.
'당연한 하루' 부스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스티커를 골라 자신의 일과를 그림판 위에 꾸며 봤다.
옆에는 출생 등록이 어렵고 유치원에 갈 수도 없는 가상의 친구 '소피아'의 하루가 나란히 놓여, 두 하루의 차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르지만 같아요' 부스에는 다양한 피부색과 머리 모양을 가진 친구들의 일러스트가 걸렸다.
차별 표현의 문제점을 알려 주는 '차보자 별로인 말들' 부스에서는 '너 혼혈이니' '너 한국말 할 줄 알아' 같은, 다른 배경의 친구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골라내 발로 차는 공차기 게임이 진행됐다.
부스 한편에서는 모든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외국인아동 출생등록 법제화' 촉구 서명도 이어졌다.
마라톤 완주가 끝난 뒤에는 가장 멋진 복장의 참가자를 뽑는 '베스트 드레서'와 선물을 추첨하는 '럭키 드로우' 행사가 이어져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은 2011년 '달리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아동을 구할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시작됐다.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질병으로 어린 생명을 잃는 일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약 11만명이 출발선에 섰다. 올해 슬로건은 '함께 뛰는 오늘, 우리는 한 팀'이다. 우리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주배경아동을 한 팀으로 끌어안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서울 대회와 같은 시각, 인천·대전·익산·부산에서도 같은 슬로건 아래 마라톤이 동시에 열렸다. 올해 대회는 오는 10월까지 전국 11개 지역에서 이어달리기 형태로 펼쳐진다.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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