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던질수록 강해진다" 시대착오적 멘트? 韓 73SV 투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수원, 박승환 기자] "좋은 걸 먹으려고 해요"
KT 위즈 박영현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서 1⅔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박영현이 마운드에 오른 것은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1사 만루였다. 특히 한승혁이 볼 한 개를 던지고 교체된 만큼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에 올랐다. 그래도 박영현은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첫 타자 고승민의 동점을 허용했지만, 고승민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후속타자 유강남을 삼진으로 묶으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박영현이 큰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자, KT 타선은 8회말 공격에서 다시 한 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박영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첫 타자 전민재를 삼진으로 묶어내며 이닝을 시작했다. 이후 나승엽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흔들리는 듯했으나, 이어 나온 장두성과 윤동희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냄과 동시에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박영현은 "광주에서 경기를 하고 선수들도 피곤했을 텐데, 오늘 경기를 이겼고, 이번주 경기도 잘 풀릴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나는 항상 9회에 나간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8회 위기 사오항에 나간다고 생각한다. 코치님께서 항상 '바로 붙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그렇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1볼을 떠안고 시작한 상황은 어땠을까. 그는 "그전에 나가고 싶었는데, 만루에서 1볼이라서 부담스럽긴 했다. 하지만 감독님 입장에서는 믿고 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그 믿음에 부응하고 싶었다. 동점을 준 것은 아쉬웠지만, 잘 막은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해 유독 각 구단의 마무리 투수들이 부상을 많이 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 트윈스 유영찬, 두산 베어스 김택연 등이 있다. 하지만 박영현은 건재다가. 그는 "선·후배들이 다쳐서 걱정이 된다. 나는 내가 이겨내고 싶어서 이겨내는 것이 아니다. 많이 던지다보니 적응이 된 것 같다. 올해 들어와서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 작년 커리어로우였던 기록들을 잘 해내고자 했는데, 그게 잘 풀리고 있다"고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지금까지, 체력적인 부담은 없을까. 박영현은 "요즘에는 보신탕 위주로 잘 먹고 있다. 광주에서 오리탕도 먹어봤다"고 한 뒤 뭔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보양식이다. 보신탕이 아니다. 저 보신탕 못 먹어요. 먹으면 안 되죠"라고 급히 해명했다. 그러면서 "계속 좋은 걸 먹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늘 따라다니는 혹사 논란에도 끄떡이 없다. 오히려 오래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는 "격일로 쉬는 것은 괜찮은데, 오래 쉬면 안 좋더라. 5~6일 쉬어버리면 몸이 안 풀린다. 차라리 연투하고 하루 쉬고, 연투하고 하루 쉬는 것이 나은 것 같다"며 "오래 쉬면 팔은 괜찮은데 몸이 무겁다 보니, 내 공이 안 나오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예를 들었다. 박영현은 "WBC 때문에 몸을 일찍 만들었는데, 내가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구속도 많이 안 올라왔었다. 몸이 안 만들어졌는데 세게 던지려다 보니 안 좋은 결과만 들고 왔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 불안했는데, 코치님들이 안 좋은 부분을 만져주고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몸이 올라왔더라. 특히 LG를 상대로 첫 경기 때 35구를 던지면서 확 풀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인 것 같다. 아버지가 좋은 몸을 물려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가한다. 그리고 나도 안 아프려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다 보니, 계속 좋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투수는 많이 던질수록 강해진다'는 시대착오적인 말이 박영현에게는 해당되는 않는 모양새다.
KT는 늘 슬로우 스타터로 불린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5일 기준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박영현은 "'우리 왜 잘해?'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원래 투수들이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타자들도 같이 올라오면서 1위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최)원준이 형, (김)현수 선배님이 중요할 때 쳐주시니, 나도 뒤에서 편하게 막고 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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